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포크레인 기사로 근무
입 막고 손 묶는 등 공사현장 오가며 유사 범행
총 14건 자백 … 처제 살해 포함 청주서만 '3건'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가 화성 범죄기간 중간에도 충북 청주에서 2건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점을 고려했을 때, 이씨는 청주에서만 3건의 추가 살인을 저질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화성사건과 초등학생 실종사건을 비롯해 이씨가 자백한 살인 사건이 14건이라고 밝혔다.

10건의 화성사건 외에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이 더 있다.

1991년 1월 27일 오전 10시 50분쯤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 공사현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방적 공장 직원 박모양(당시 17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양은 속옷으로 입이 틀어 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목 졸려 숨져있었다.

경찰은 인근 공장에서 일하던 박양이 전날 집에 가던 중 괴한에게 성폭행·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했다.

3개월의 수사 끝에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해당 용의자는 법원 재판에서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포크레인 기사로 일했던 이춘재는 1991년 전후로 화성과 청주 공사 현장을 오가며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여고생 살인' 두 달여 뒤인 3월 7일 청주시 남주동 가정집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도 살해했다고도 털어놨다.

숨진 김씨가 발견된 당시 공업용테이프로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 고무줄에 양손이 묶여있었고 옷으로 입이 틀어 막혀있었다.

또 가슴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당시 경찰은 방어흔이 없는 점과, 도난품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원한관계 또는 치정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진범검거에는 실패했다.

'남주동 주부 살인' 발생 한 달여 뒤에는 화성 10차 사건(1991년 4월)이 발생했다.

이춘재는 화성 9차 사건(1990년 11월)과 10차 사건 사이 청주에서만 2건의 살인을 저지른 셈이다.

이씨는 당시 경찰 수사망을 비웃기로도 하듯 청주에서도 연이어 범행을 이어갔다.

그런 그의 범죄는 1994년 1월 13일 청주에서 처제(19)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막을 내렸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이씨의 DNA가 검출된 화성사건의 3, 4, 5, 7, 9차 사건의 강간살인 혐의만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사건에서도 이춘재와 일치한 DNA가 나오면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DNA가 나오거나 수사를 통해 이씨의 범행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이 나오면 추가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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