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영복 기자

전자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요즘 수출에서 잘나가는 산업종목?` 아니다. 오너가 주인이 되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회사들이다. 아직 짓지도 않은 조선소로 해외에서 선박을 수주해오고, 정부에서 타산성이 없다며 만류하던 반도체를 세계1위 반도체왕국으로 키운 오너들의 기업가정신이 지금도 있을까?

미혼남성들이 선호하는 신부감1위는 예쁜교사이고 2위는 그냥교사이다. 미혼여성들이 선호하는 신랑감1위는 철밥통 공무원이고 2위는 신이내린직장 공기업이다. 모두다 안정이 판단의 제1순위다. 97년 촉발된 금융위기를 격으면서 성장보다 안정을 중요시 하는 풍조가 모두에게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만 해도 돈벌려면 사업을 하라 했지만 지금은 괜찮은 직장의 정규직만 되라 한다. 사업가들의 평균수입이 신이내린직장의 평균연봉에 훨씬 못미친 이유이다.

이처럼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 신규창업이 줄고 그나마 창업의 대부분은 자영업자이다. 기업인으로 성공하기엔 확률이 적고 성공해도 개혁의 대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고시에 합격하거나 고위공무원이 되거나 박사가 되면 그마을 입구에 축하프랭카드가 걸린다. 하지만 기업가로 성공해서 코스닥에 등록하고 수백명 직원과 가족들을 먹여 살려도 마을에 프랭카드는 커녕 `그사람 한탕해서 돈벌었다`는 소리만 들린다.

지금처럼 성장이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고 고용이 성장을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의 경제에서는 `누가 더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가?` 가 우리의 평가기준이 되어야 한다. 기부를 많이 한 사람, 세금을 많이 낸 사람, 법정의를 실천하는 사람 모두 휼륭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사람을 많이 고용하는 사람`이다. /옥천 이영복punglu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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