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연관성 조사… 철저한 방역 조치 병행
전문가 "남하 가능성 없고 사살된 사체로 추정"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남 천안과 금산 등에서 야생 멧돼지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농가와 방역 당국이 다시 긴장하며 방역 강화에 나섰다. 

아직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전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최근 강원도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과 비무장지대(DMZ)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7마리 야생 멧돼지에서 모두 ASF 양성 반응이 나옴에 따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면서 방역 강화에 나섰다.

16일 전북 고창군 해리면 광승리 해안가에서 한 행인이 야생 멧돼지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과 군 관계자는 해안가 일대를 통제하고 사체를 수거, 폐사체의 시료를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이 있는지 검사를 의뢰했다.

전날에는 충남 천안과 금산에서도 멧돼지 사체가 발견돼 국립환경과학원이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멧돼지의 활동 특성상 한강 이남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멧돼지는 민통선에서 이동했다기보다는 해당 지역에서 서식한 개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야생멧돼지의 행동반경은 개체별 혹은 서식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 안팎이며 하루 평균 이동 거리 역시 보통 1㎞로 미만으로 주 서식지를 벗어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듯 충남지역서 이날까지 포획된 16마리의 야생 멧돼지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 13마리는 음성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마리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전국 각지에서 사체가 발견되자 야생멧돼지로 인한 돼지 열병 전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잇따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800∼900명 규모의 '민관군 합동포획팀'을 구성, 야생멧돼지 포획 및 제거 작전을 지난 15일부터 펼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달 27일부터 시·군 별로 30명 내외의 자체 상황반을 꾸려 멧돼지 사전 예찰과 포획, 멧돼지 폐사체 발견 시 신고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획한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대상으로 동물위생시험소에서 바이러스 검사도 하고 있다. 

또 야생멧돼지 기피제 공급을 위한 예산 2500만원을 긴급 지원받아 농가에 1165㎏을 공급했다.

충북도 역시 야생멧돼지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멧돼지 포획단을 상시운영 체계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추진 중이다. 

도는 지난 4일부터 시·군별로 구성된 피해방지단을 확대하고 상시 포획단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원을 별도 선발해 야생멧돼지 포획에 투입했다. 상시 포획단은 내년 2월 말까지 운영하고,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양돈 농가 주변에는 야생멧돼지 접촉 차단을 위해 울타리 설치와 멧돼지 전문 기피제 공급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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