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청주 모충동서 발견
인근 공원 등 5마리 도주
"발견 시 자극하지 말아야"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충북 청주 도심에서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7시 4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주택가에서 멧돼지 무리가 출몰했다.

"멧돼지 무리가 인근 도로에 활보하고 다닌다"는 주민신고를 접수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순찰차 3대와 경찰관 6명, 119구조대 등이 주택가를 헤집고 다니는 멧돼지를 추적했다.

경찰은 멧돼지 1마리에 실탄 9발을 쏴 사살했다. 사살된 멧돼지 무게는 100㎏가량이었다.

사살 과정에서 멧돼지를 공격을 받은 경찰관이 다리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멧돼지 1마리는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에 치여 죽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근공원 등으로 도망간 5마리를 쫓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낮 12시 30분쯤에도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공예비엔날레 행사장 주차장에 무게 90∼100㎏으로 추정되는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났다.

멧돼지는 한 시간 남짓 경찰과 대치하다 마취총을 맞고서야 포획됐다.

100kg에 가까운 멧돼지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심에 나타나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청주 개신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등굣길에 아이들이 멧돼지라도 만나 다칠까봐 겁이 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렵 전문가들과 소방 당국은 10월은 연중 멧돼지 출몰이 가장 활발한 시기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한다.

수렵인연합회 관계자는 "멧돼지는 10월쯤부터 짝짓기 철과 월동을 앞두고 식욕이 왕성해져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올 수 있다"며 "멧돼지를 만났을 시 절대 자극하지 말고 조용히 물러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생 멧돼지가 잇따라 도심 등에 나타나면서 충북도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최근 경기 등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도 잇따라 발견되면서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청주 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 출몰했던 멧돼지는 '음성'으로 판명나면서 일단 방역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방역 당국은 17일 사살되고 차에 치여 죽은 멧돼지들에 대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양돈농장 주변 멧돼지 접촉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기피제 살포하고 있다"며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하면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