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대청댐 수위 올라

 대청댐 만수위로 충북 옥천지역 도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옥천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군에 따르면 이달 초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대청호 수위가 상시 만수인 76.5m를 넘어서면서 군북면 지오리~보오리 구간 700m가 물에 잠겼다.
 보오리 주민은 하루 왕복 4회 운행하던 버스가 중단돼 3주째 불편을 겪고 있다.
 옥천읍으로 나가는 보오리~교동리 우회도로가 있지만, 폭이 좁아 버스가 다닐 수 없고 경사도 심해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
 군은 지난 7일부터 이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택시 1~2대를 긴급 지원했다.
 하루 5~6만원이 소요되는 교통비는 옥천군이 부담하고 있다.
 군은 2003년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군비를 들여 도로를 3m 높이는 공사를 했고, 이후 도로가 잠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2012년과 올해 또 침수됐다.
 이 지역에 유입된 쓰레기를 치우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군은 ‘원인자 비용 부담원칙’에 따라 수자원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호 도로팀장은 “상습 침수지역을 벗어나려면 도로를 1.5~2.5m 정도 더 높여야 한다. 문제는 수억 원이 드는 사업비 예산”이라며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상환 교통행정팀장도 “대청댐관리단이 지난 12일이면 물이 빠진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도로가 물에 잠겨있다”며 “택시 교통비 지원액은 날마다 늘어나고 있어 수자원공사가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군북면 추소리 농로도 침수됐다.
 군북면사무소가 지난 6월 6000만원을 들여 이 농로를 2.1m 높였으나 또다시 잠겼다.
 군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농로 높임 공사를 다시 해야 할 판이다.
 수자원공사 대청지사 강권수 담당자는 “2003년 옥천군에 공문을 보내 도로 높이를 82m로 올려달라고 했지만, 군이 환경영향평가를 들어 76m로 시공해 침수가 발생했다”며 “공사비나 택시 교통비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수자원공사의 하천점용허가서에는 도로 면적만 표시돼 있고, 높이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며 “도로 높임 공사를 할 때 수자원공사와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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