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 중부 4군(진천·음성·괴산·증평군)의 공유도시 업무협약이 자치단체간 협의행정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4일 중부4군은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경쟁력 강화와 공동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 중부 4군의 공유도시 개념은 자치단체간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를 도우며 같이 발전하는 방안을 진천군이 제시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그동안 정부는 자치단체간 협업에 의해 사업을 추진할 경유 인센티브를 부여했으며, 이번 정부에서는 공유재원의 활용에 포인트를 두고 자치단체 내부의 자원에 대한 공동이용 계획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공유도시는 자치단체간의 벽을 허물고 인구절벽의 시대에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치단체간 생존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책사업을 유치하면서 이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극복하며, 어려운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공유도시'는 자치단체간 경계가 허물어진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사경제(私經濟)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자치단체에서도 특수한 정책이나 시책이 주민들의 기억에 남아 공유도시만의 브랜드 파워(brand power)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들 중부 4군의 협력 사례는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충북혁신도시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고, 음성군을 지지하면서 충북혁신도시에 최종 유치하는데 큰 힘을 보탠 좋은 경험을 한 바 있다.

 또한 공유도시는 님비현상으로 입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경기초시설의 경우 불필요한 국토의 훼손 없이 여러 자치단체가 손잡고 공동대응하면 예산 절감이나 국토 보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분히 폐쇄적인 공직사회에도 인적교류를 통한 서로의 이해를 높이고, 유사 정책의 공동추진 등 공직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공유(共有)'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이젠 일상이 되고 있다. 도서관의 책 대여, 장난감 대여, 양복 대여와 같이 이미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공유의 부분과 카셰어링, 에어비앤비 등 신개념 공유까지 공유 개념이 도입된 것이 많이 있다.

 중부 4군의 공유도시는 10개 정책사업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더 발전 시켜 주민의 의견을 담은 정책이 발굴된다면 진정한 민주주의의 상징이 될 것이다. 또한 공유도시는 효율적인 주민 편의 시설 제공과 정주여건 개선 등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자치단체 소멸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공유도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간 추구하는 목표가 같아야 한다. 같은 의지가 뭉쳐 새로움을 보여줘야 하며, 공유도시 구성 자치단체의 이해와 협조, 양보가 필수적일 것이다.

 중부4군의 공유도시는 이제 첫 발걸음을 떼었다. 자치단체 내부의 공유자원을 넘어 자치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현실적 공유도시가 이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시행착오도 예상되지만 중부 4군에서 시작된 '공유도시'가 전국 최고의 선례로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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