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덕 칼럼니스트

[기고] 장연덕 칼럼니스트

빨간휴지줄까, 파란휴지줄까. 이 질문을 던지는 귀신이 끈질기게 사는 나라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입니다. 자꾸만 강요를 합니다. 턱밑까지 들이밀고, “이번에 이 휴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이 올 지를 알아? 선택해 어서.” 라고 채근을 합니다. 그 화장실의 주인은 인간인데, 귀신이 주인행세를 해요, 검찰개혁, 그 어떤 이념, 그 어떤 정당이, 해낼 수 있는 과제일까요. 그리고 그 검찰개혁이, 정말로 사법부의 적폐를 편을 가리지 않고 모두 들어내어 밝은 해 아래 펼쳐놓는 시발점이 되겠습니까. 멀리 미래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이춘재 사건을 오판한 사법부와, 경찰의 과오는 누가 책임지는 걸까요.” 이춘재사건 뿐일까요, 무능한 사법부, 무능한 경찰, 더 나아가 돈받고 거래하는 그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의 문제를, 작금의 빨간 휴지와 파란 휴지를 든 귀신들이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편만 잘 골라서, 휴지만 잘 찍으면 목숨을 붙여주는 판 아닙니까. 그야말로 “패싸움”

우리 국민이, 반쪽짜리 개혁을 정말로 바라고 있을까요, 위정자들께서는 그 높은 자리에서 아래를 보십시오.사법부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의 색깔이,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나뉘어 있던가요. 국민은 두려운 나머지, “더 나쁜 놈을 피하기 위한 덜 나쁜 놈이 누구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참으로, 염치없는 시간들입니다. 대의민주제 국가에서, 끊임없이 국민에게 “죽창들고 싸워라”요구합니다.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킬 것 같으면 위정자 여러분들 그냥 옷벗고 내려오시면 됩니다. IT강국인데, 기술만 잘 접목시켜서 시스템을 다지면 사안별로 실시간 투표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나라걱정 그만 내려놓으시고, 평민으로 돌아오십시오. 노래부르고 자꾸 울고 머리밀고 욕하고 그러지 마세요.국회에서 해결보세요. 전기세 수도세 국민들이 내주는 국회에서. 국민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이 있고 먹여야 할 자식들이 입을 매일같이 열고 있습니다, 죽창들고 나갈 시간에 국민들이 일상을 살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돈만주면 헐거워지고 다양해지는 이나라 법체계” 국민들이 모르는 줄 아십니까. 정말로 검찰개혁의 의지가 있는 정권이라면, 파란 휴지 열심히 만들고 팔아대는 편에 서 있는 법관들의 재산변동내역을 사돈의 팔촌까지 한 번 공개해보십시오. 경찰개혁까지 더불어 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수사관들 재산변동내역을 역시 사돈의 팔촌까지 털어보십시오. 뻔한 연봉들로 그들이 무엇을 사들였는지를 공개하시란 얘깁니다. 정말로 전국민이 사법부를 향한 미투운동을 죽창들고 시작하는 걸 보셔야겠습니까.

이념이 자식을 죽이지 않습니다. 이념이 아니라, 휴지색깔만 잘 골라 살아남아 뒷돈을 받아가는 그 손에 의해 굶어죽습니다 스펙쌓을 시간에 지하철선로위에서, 놀이공원에서, 편의점에서. 아, 이들에게 혹시 봉사할 시간은 없고 입에 풀칠할 시간만 간신히 주어졌다는 건 혹시 위정자들께서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들고 나오는 촛불숫자는 잘 세고 계신 것 같던데.

사법부피해자들, 즉 국민에게, 모든 법적 책임을 면제받고 고발할 수 있는 기간과 공간,제도를 마련해주십시오. 오판을 내리게 만든 모든 관계자들을 햇볕아래 공개하는 장을 이제 열어주십시오. 국민들, 휴지 귀신나부랭이에게 꿀잠 뺏기게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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