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위해 2억 들여 조성
200평 규모 '하이랜드' 열어

▲ 충북 청주 서남교회 내 키즈카페 '하이랜드'에서 사역하고 있는 박현미 집사(왼쪽부터), 박향남 권사, 진은영 전도사와 장승권 목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청일보 박장미 기자]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 키즈카페를 개설한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충북 청주 서남교회(담임목사 장승권)는 교회 내 키즈카페 '하이랜드'를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하나님 아이들의 땅'이란 의미를 담은 이 키즈카페는 서남교회 지하 예배실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2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평 규모에 아이들을 위한 미끄럼틀과 트램펄린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장난감 등을 설치했다. 한쪽에는 수유실도 갖췄다.

교회 신도뿐 아니라 종교가 없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불교와 천주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시민들도 회원 등록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요일은 교회 신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문을 연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등록 회원 수가 9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인근 어린이집의 단체 예약 전화도 줄을 잇는다.

입장료를 받았다면 수억 원에 달했을 매출을 포기하면서 키즈카페를 무료 개방한 데에는 장승권 목사(53)의 결단이 있었다. 2017년 9월 군목에서 전역한 후 청빙 받아 서남교회에 온 장 목사는 교회가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먼저 찾았다. 

청주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다는 데서 무료 키즈카페를 생각해 냈다. 

장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서남교회에 취임한 뒤에도 교회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다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 방법으로 키즈카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역을 위한 이러한 노력 덕분에 장 목사 취임 이후 신도 수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 신자들이 증가했다.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키즈카페는 사역자 12명이 관리한다.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맡아 한다.

이곳에서는 공동육아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외부 강사를 초청, 12주 과정으로 기획됐다. 현재 6주차까지 진행됐으며 총 14가정이 참여하고 있다.

서남교회에서 영·유아 사역을 담당하는 진은영 전도사는 "공동육아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종교적 색채는 띠지 않는다"며 "실내 수업뿐 아니라 나들이 등 야외 수업도 무료로 진행되고, 식사도 함께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다음 달 16일에는 뮤지컬 동극 '피터팬'도 공연한다. 2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5∼7세, 1∼3학년, 3∼6학년 나이대별로 다양한 문화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장 목사는 "교회에서 가장 어둡던 이 공간이 이제는 소망이 넘치는 밝은 공간이 됐다"며 "키즈카페가 자리 잡고,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준 신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아이들은 섬기는 것처럼 어른들을 섬기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성도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쉬어 갈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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