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재심 나선 A씨
"당시 가혹행위 끝 허위 자백
진정성 있는 경찰 사과 원해"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한 A씨(당시 22세)가 21일 "사건 당시 강압 수사를 한 형사들이 지금이라도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화성 8차 사건으로 체포됐을 당시 명백히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압 수사는 없었다는 당시 형사들의 주장을 담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공정하게 판단해달라고 호소함과 동시에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다. 이날 A씨는 "이춘재의 자백으로 누명을 벗을 희망이 생겼다"며 "2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화성연쇄살인' 사건 중 하나 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으로 체모에 포함된 중금속 성분을 분석했고,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1989년 10월 1심 선고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A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했다"고 항소했으나, 상급심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A씨는 복역하던 중 감형받아 수감 20년 만인 2009년 가석방됐다.

그동안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이 사건은 화성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7)가 최근 화성 8차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사건 발생 30년 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A씨는 현재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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