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내년도 예산안의 성격에 대해 △우리 경제의 '혁신의 힘'을 키우는 재정격 △우리 사회의 '포용의 힘'과 '공정의 힘'을 키우는 재정 △우리 미래, '평화의 힘'을 키우는 재정 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2020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두에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부 품목을 국산품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먼저 손을 내밀어 함께 맞잡았고, 국민들의 응원으로 잠재되어 있던 우리 과학기술이 기지개를 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시도는 낯설고, 두려울 수 있지만 우리의 의지가 모아지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며 "혁신적이고, 포용적이고, 공정하고, 평화적인 경제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의 전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는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재정이 앞장서야 한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세계 경제 여건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 대외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하며 나아가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데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재정과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고, 매우 건전하다"면서"정부 예산안대로 해도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 OECD 평균 110%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이고, 재정 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IMF가 우리나라를 재정확대로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한 것,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한국은 141개국 가운데 13위를 기록한 것 등을 거론하며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려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국가 정책이 이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국민들이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내년도 확장예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채용 불공정에 대해서는 "채용비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강도 높은 조사와 함께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면서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회에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별사정기구로서도 의미가 크다며 엄정한 사정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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