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진범 자백 가경동 여고생 살인 용의자
"당시 무죄판결 받았지만 살인자 낙인에 고통"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최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과거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가경동 여고생 살인'의 진범이라고 자백한 가운데 당시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힌 40대가 긴 시간동안 겪어야 했던 억울함을 호소했다. 

1991년 1월 27일 오전 10시 50분쯤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 공사현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방적 공장 직원 A양(당시 17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양은 속옷으로 입이 틀어 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채, 윗도리는 반쯤 벗겨지고 쭈그리고 누운 상태에서 목 졸려 숨져있었다.

당시 경찰은 3개월의 수사 끝에 B씨(당시 19세)를 범인으로 지목, 체포했지만, B씨는 법원 재판에서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증거로 제출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이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공판 과정에서 A씨가 진술이나 범행 재연의 상황을 모두 부인하는 점, 사건 핵심 관계자의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판단을 같이했고,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A씨에게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A씨는 23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긴 했지만, 당시에는 살인범으로 낙인 찍혀 고향에서 숨어지내다시피 살았다"며 "주변사람들은 가족들에게 까지 눈총을 보냈다"며 오랜 시간 겪은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당시 경찰의 가혹행위로 거짓으로 범죄를 시인했다"며 "지금이라도 (당시)수사를 맡은 경찰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는 바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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