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스페인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서의 스페인은 한국이 꿈꾸는 모습”이라며 “한국은 반도국이라는 지정학적 강점을 살려 대륙과 해양을 잇고 그 힘으로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국빈방한을 계기로 마련된 이날 행사 연설에서 “유럽이 바다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011년 한-EU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교역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55억 불을 달성했다”며 “올해 9월 현재,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으로 진출한 사업 규모는 130억 불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상생번영을 위해 세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경제 협력을 언급하며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와 같은 5G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에너지 협력을 제시하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양국에 도전이자 기회”라며 “스페인 기업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했고, 한국 기업도 스페인에서 1000㎿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 번째로는 건설·인프라의 제3국 공동진출을 제안했다. 이는 유럽 내 핵심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스페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유럽 중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진출 핵심국인 스페인과 협력해 한국의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세르반테스, 피카소, 가우디 등 스페인의 예술을 사랑하고,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모습에 매료됐다. 열정적인 스페인의 축구를 부러워한”며 “스페인에서도 지금 케이팝, 한국 영화, 한식을 즐기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으며 태권도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양극화를 비롯해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 앞에서도 양국은 서로를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의 우정은 오랫동안 단단하게 이어질 것이며, 서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 행사에는 펠리페 6세 국왕, 양국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350여명의 양국 정부·공공기관 인사 및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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