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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에 숨겨진 화랑(花郞)문화정종학 수필가·진천군청 전 회계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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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14: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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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종학 수필가·진천군청 전 회계정보과장

황금빛 들녘을 수 놓았던 온갖 곡식의 수확이 마무리 과정에 있다. 푸른 김장 배추만  초병처럼 허전한 들판을 지키고 있다. 한편에서는 곱게 물든 산자락에서 세상을 떠난 영혼에게 기도하며 묵상하고 있다. 조상을 섬기는 미풍양속은 신앙에 따라 표현과 방법만 다소 다를 뿐 그 뜻과 의미는 같다. 우리의 핏속에는 조상의 얼이 흐르고, 나의 생명 속에는 민족의 숨결이 간직되어 있다. '나라'에는 사람들이 있고 자연이 있으며 다양한 문화가 들어 있다.

오천년 문화역사 속에 민족을 떠 받쳐온 홍익, 화랑, 선비사상 등이 정신적 버팀목이자 나침판이 되어왔다. 또한 지방마다 그들만의 특유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해왔다. 우리고장은 중부지방에서 찾아보기 드문 수많은 화랑문화의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사람마다 이름이 있듯이 마을마다 지명의 내력이 있다. 광혜원면 지역에 화랑이 훈련하던 연무대와 무기를 보관한 병기고가 있었다는 병무관(兵武館)마을이 현존하고 있다. 비둘기를 통신전령으로 훈련시키던 곳이라 붙여진 비들목 마을도 있다. 금구 사동마을은 거북이 닮은 충성과 뱀 같은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 구사가 뒤엉킨 그림이 고구려 벽화 현무도와 조선 현무기에 남아 있다고 한다. 통일을 염원하며 신라와 고구려를 형상해 세운 글씨 없는 백비도 보탑사 이웃에 있다.


일봉 곽춘근 태고 사학자의 저서 '일만년 한국역사'에 의하면 광혜면 화랑벌에 화랑학교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하게 고증하고 있다. 찬란한 신라문화를 창달하며 천년을 움직여온 인물을 양성한 교육장소가 바로 우리 고장이다. 여기서 김유신 장군도 15세 때 화랑학교에 입문해 3년 동안 수련하였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종교교육 장소도 백곡면 강당마을이라고 한다. 병기제조의 주원료인 철광석 사철제련 유적지도 덕산면 석장리에서 1994년도에 국내최초로 발굴되었다.


작금의 혁신도시에 편입된 두레봉에 얽힌 옛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개국공신 후손들이 서생하며 강론을 하였던 곳을 향교말, 강당말 로 부르고 있다. 이처럼 선비정신의 씨앗도 우리지역에 깊숙이 뿌리를 내려왔다. 이런저런 유적지와 학설 등의 맥락을 관조해보니 공감할만한 가치를 느낀다. 까마득한  옛날 화랑학교를 대신하여 국가대표선수촌이 자리 잡고 있다. 두레봉 일대는 혁신도시로 변신하여 유능한 인재를 집중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무려 11개소씩이나 있다.


이러한 교육기관이나 선수촌 유치는 역사의 흐름을 미루어 볼 때 필연으로 따라온 것이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도의시성 타고르 토인비의 명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씀에 새삼 깨달음의 전율을 느낀다. 이제라도 생거진천에 숨겨진 화랑정신 세계를 재조명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통해 지역문화를 살리고 더불어 이 땅에 화랑의 향기가 더욱 드높아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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