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 개선 서명 교육부 등 제출
"하루종일 경직된 자세로 있어"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용 의자 배치를 허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 충북교사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교사노조는 4일 성명을 내 "교육부는 오는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능 감독관의 '키높이 의자' 도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전국 6개 교원단체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장시간 서서 감독해야 하는 교사들의 권리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여 약 3만 명의 서명 용지를 지난달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사노동조합연맹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등 교원단체들은 수능 감독관을 위해 키높이 의자를 배치해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해왔다. 이 단체들은 의자 배치를 비롯한 수능 감독관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교원 3만2000여명의 서명을 모아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했다.

충북교사노조는 "교육부와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민원 등 발생 소지와 부정적 국민 여론을 고려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신 수능 감독 시 발생하는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단체보험 가입과 내년도 수능 감독 수당 1만원 인상 추진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이는 수능 감독에 대한 대안 없이 교사들의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구시대적이고 관료적인 처사"라며 "전국에서 중등교사 7만5000여 명이 수능 감독관으로 무작위 차출돼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최대 7시간의 고사장 감독에 나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은 1~2교시 연속으로 감독할 경우 4시간 가까이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이나 로봇처럼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로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도 장시간에 걸친 수능 감독 중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거나 유산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교사노조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원 단체의 요구에 전향적인 대책 수립과 현직교사들의 고충을 한시라도 빨리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