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이 5일 당의 ‘혁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당 총선 준비의 시작은 희생과 헌신이고 결과는 승리여야 한다. 모든 현역의원은 출마 지역, 공천여부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순응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특히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의 3선 이상 의원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를 하시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 한국당에서 처음으로 중진 물갈이론을 펼쳤다.

김 의원의 ‘3선 이상 용퇴론, 텃밭 중진 물갈이·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 는  당 혁신의 신호탄을 쏴 올린 것이어서 당 안팎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위한 고언’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모든 현역의원은 출마 지역, 공천여부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순응해야 한다”며 “저부터 앞장서 당의 뜻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또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선의 김 의원은 “당의 기반이 좋은 지역에서 3선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면 대인호변(大人虎變)의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자세로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용기가 없다면 스스로 용퇴의 길을 선택하시기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해당되는 의원은 서울 강남갑의 이종구(3선)·부산의 김무성(6선)·김정훈·유기준·조경태(이상 4선)·김세연·유재중·이진복(이상 3선)·대구의 주호영(4선)·울산 정갑윤·경북의 강석호·김광림·김재원(3선)·경남의 이주영·김재경(이상 4선), 대전의 여상규(3선) 의원 등 16명이 꼽힌다. 

내년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 원외 전현직 지도부 인사들도 “텃밭 출마는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보수대통합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유불리로 이합집산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미래의 가치를 중심으로 함께 해야 중도까지 어우르는 진정한 대통합이 되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역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선 “과거에 함몰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합리적 판단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 한국당에 절실한 것은 ‘나를 버려 나라를 구하고 당을 구하겠다’는 결기와 희생정신”이라며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현역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를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험지라든지 어려운 부분을 과감히 선택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통합이나 중도까지 아우르는 큰 통합을 한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전투의지를 촉구했다. 

충청권 친박계 대표적인 인물인 김 의원은 충남 정무부시장을 거쳐 19대 국회에서 충남보령서천 지역구 의원으로 뱃지를 달았다.

홍준표 전 대표 시절인 2017~18년에 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현재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