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주 김만덕기념관 나눔문화관서 상영
실제 1급 장애 극작가 조우리씨가 주연 맡아
과거와 현재 오가며 사랑의 의미 찾는 내용

▲ 영화 '우리'의 스틸컷. 현재의 인물 '우리'(왼쪽)와 과거의 인물 '묘덕'이 만나는 장면이다.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가 고향인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가 20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 영화는 7일 오후 3시부터 행사장인 제주 김만덕기념관 1층 나눔문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팔·다리를 쓰지 못해 입으로 글을 쓰는 중증 장애인인 극 중 극작가 '우리'는 직지를 읽다가 '묘덕'이라는 비구니가 직지 간행을 위해 시주했다는 구절에 흥미를 느껴 묘덕이 주인공인 글을 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장애인인 전직 시인 '정원'과 사랑에 빠지고, 과거의 묘덕은 승려 '석찬'에게 연정을 품는다.

두 커플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지순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영화제집행위 측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순수한 사랑, 진실한 삶을 찾아가는 장애인의 내면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 우리 역의 조우리씨(37)는 실제로도 뇌병변 1급 장애인이다.

극에서처럼 입으로 연극 대본을 쓰는 극작가이자 연극 배우다.

영화 '우리'는 직지가 탄생한 청주지역 영화인들이 만들었다.

청주대 연극영화과 졸업생들이 제작 과정에 재능기부를 했고 부족한 비용은 뜻 있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후원했다.

이 학과 출신 채승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동기인 동우필름 김영철 대표가 촬영감독을, 역시 동기인 김기훈씨와 1년 선배 황의권씨가 각각 프로듀서를 맡았다.

주인공 석찬 역 김광영씨, 묘덕 역 권유진씨, 달잠 역 홍진웅씨, 동규 역 배우진씨 등 주요 배우들도 청주대 출신이다.

조우리씨는 충북대를 졸업했다.

지난 2015년 12월 크랭크인해 3년 만에 완성된 '우리'는 지난 해 12월 충북 청주에서 선보였다.

그동안 직지를 주제로 한 연극이나 다큐멘터리는 있었으나 장편 극영화로 제작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우리'는 해외 진출도 시도 중이다.

영화 제작·배급 전문사인 모인그룹을 통해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배급과 해외 영화제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 인권 증진과 장애인·비장애인의 화합을 위해 2000년부터 열리고 있는 영화제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총 50편의 경쟁작이 출품됐다.

관람 편의를 위해 자막, 수어, 베리어프리 영상 등을 제공한다.

최종 대상작은 현장 심사단과 관객심사단의 평가를 거쳐 폐막일인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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