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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주는 교훈이선희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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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7  13: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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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선희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공직에 들어오기 전, 3년간 다닌 회사생활에 매너리즘을 느껴 문득 어디로든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내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간 적이 있다. 장기 여행은 처음이라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먼저 찾아갔다. 지치는 줄도 모르고 하루에 3만 보씩 걸으며 파리 시내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파리 옛 도심인 시테 섬 동쪽에 있는 가톨릭 성당인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만큼 그날도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들어가려는 인파와 외부를 구경하는 인파가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몇 년 만에 만난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있는 포앵제로(Point Zero)를 밟으면 다시 파리를 찾는다는 말이 사실이길 간절히 바라며 그 앞을 하염없이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지난 4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됐다. 전 세계가 사랑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물리적으로는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지만 붉은 화염에 휩싸인 첨탑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15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불은 모두 꺼졌지만, 첨탑 주변은 처참하게 변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불행 중 다행으로 화마가 덮친 가운데에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두 종탑과 내부에 있는 오르간은 무사했고, 소실된 첨탑 끝을 장식한 수탉 청동 조상도 화재 폐기물 더미에서 극적으로 발견해 회수됐으며, 400여 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결과 예수 가시면류관, 루이 왕의 튜닉 등 소중한 유물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을 접한 한국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로 지난 2008년 발생한 우리나라 보물 1호 숭례문 화재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과 같은 수많은 환난 속에서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켜낸 우리 문화재는 토지 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노인의 방화로 인해 소실됐다. 현재 복원돼 그 위용을 떨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고즈넉함과 예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감히 값어치를 따질 수도 없는 소중한 우리의 유산들이 한순간의 화마에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 모두는 가슴 깊이 아픔을 느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인다 한들 수백 년 역사의 인고를 간직한 모습으로, 그 의미로의 재건은 힘들 것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물려받은 문화유산을 정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 그대로 보존해 후손들에게 전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재난을 계기로 지금까지 한 일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해 개선할 기회로 바꾸는 것은 우리의 몫이니 더 이상 소중한 우리의 유산이 손실되는 일이 없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존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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