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창스튜디오, 13기 입주 작가
네 번째 릴레이 프로젝트 전시 선봬
오는 17일까지 '뽈이와 웅이에게'展

▲ 이현수 작가의 작품.
▲ 김윤호 작가의 작품.

[충청일보 신홍균 기자] 충북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13기 입주 작가 네 번째 릴레이 프로젝트로 김윤호·이현수 작가가 협업한 2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뽈이와 웅이에게,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자! 간닷! 무지개다리를 놓고 가고 싶어도 지금은 갈 수 없는 저 먼 우주는 팡! 니가 다녀간 흔적들을 지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 지금 내겐 링밖에 보이지 않아 물어와! 슛! 니가 돌아오지 않겠다면 슈우웅! 내가 억지로라도 널 데려가서 장식품으로 걸어놓겠어 탕!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만, 러브 앤 포티.'다.

다소 엉뚱한 전시 제목 만큼이나 두 작가가 스튜디오 입주 기간 동안 소통하면서 느꼈던 삶의 이야기를 온전히 투영시킨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의 구성은 두 작가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각자가 애착하는 기억, 사물들에 대한 소소한 대화를 통해 주제가 정해졌다.

서로 지향하는 예술의 방향성과 삶의 태도에 대한 이질성을 스스럼 없이 인정한 두 작가의 소통이 내놓은 결과물은 전시 구성에서도 부정교합 같아 보이지만 거리를 두고 보면 하나의내러티브로 완성된다.

김 작가의 최대 관심사는 배드민턴이다.

작가는 자신이 즐겨하는 운동인 배드민턴을 통해 밀실과 광장, 개인과 사회의 소통에 대한 생각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배드민턴은 특성상 혼자서 진행할 수없기에 상대방과 셔틀콕을 주고받는 일명 '랠리'를 이번 전시의 주제로 차용한다.

네트 너머의 상대방을 이 작가로 상정하고 서로의 작업을 셔틀콕처럼 주고받으면서 전시 공간 전체를 리드미컬하게 연출한다.

이 작가의 기존 작업들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드로잉이 주를 이뤘었다.

평면 회화 및 입체 설치, 사운드 작업 등을 진행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과 타인의 기억 접합점을 찾는 과정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셔틀콕을 보면서 자신이 키웠던 애견(뽈이)의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말한다.

공놀이를 좋아하던 뽈이에 대한 기억은 작가 자신이 좋아했던 농구 만화로 전이된다.

이렇게 개연성 없는 기억의 전이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셔틀콕)은 반대편 코트로 넘겨진다.

끊임 없는 두 작가의 랠리에서 비롯되는 예측 불가한 이야기의 생성은 결과적으로 관람객들조차도 랠리에 자연히 참여하게끔 만든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1~2층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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