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범 에어로K 정유사 선택권 상실위기 초래
공항공사측 "다른 정유사도 이용 가능 방안 모색"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가 항공유를 저장하는 저유시설에 대해 1개 정유사와 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 에어로K가 내년 3월 출범해야 하는데, 다른 정유사와의 항공유 급유 계약 여지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지난 달 15일 저유시설 사용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그동안 시설을 맡아왔던 SK에너지와 1년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청주공항 저유시설은 당초 아시아나에서 건설해 사용하다 지난 해 말 SK에너지로 운영권이 이관됐다.

소유권은 공항공사가 2001년부터 갖고 있었지만 아시아나가 1999년 10월부터 20년 사용계약에 따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해 말 아시아나가 SK에너지로 사용권을 넘겼고 이후 사용기간 20년이 올해 10월15일 만료되면서 공항공사는 저유시설 사용 계약사를 물색해야 했다.

전국 공항은 대부분 저유시설을 모든 정유사가 사용하고 있는데 청주공항만 SK에너지가 독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항공사 청주지사는 저유시설 사용 기간 만료에 따라 이에 대해 전체 정유사 사용 또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사용 정유사를 찾아야 했다.

공항공사 청주지사는 그러나 공항 저유시설 사용에 대해 SK에너지와만 단독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새 주유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10월 완공 전까지만 지금의 저유시설을 이용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비록 1년 여의 짧은 기간이라 하더라도 공공시설 사용에 있어 일정금액 이상을 공개경쟁입찰을 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공항공사의 이 같은 단독 정유사 계약은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켰다.

현재 청주공항을 이용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부분 SK에너지와 급유 계약을 체결해 별 문제가 없지만 내년 3월 출범 예정인 에어로K는 정유사 선택권이 없어지게 됐다.

에어로K는 경쟁을 통해 더 낮은 가격의 항공유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저유시설을 1개 정유사가 독점 사용하면서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에어로K는 내년 10월 새 주유시설이 완공된 후에나 다른 정유사와 계약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당장 국토교통부에 항공급유 계약 내용을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난감한 처지다.

이 같은 저유시설 사용 계약에 대해 공항공사 청주지사 관계자는 "1년이라는 짧은 기간만 저유시설을 사용하면 되고, 기존 항공사들이 SK에너지와 계약이 돼 있어 임대차계약을 진행하게 됐다"며 "에어로K가 선택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계약에 있어 저유시설의 경우 특수한 시설이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저유시설을 타 정유사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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