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준
충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사무국장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말 들 중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뜻이 원래의 의미와 정반대인 것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 학교나 가정, 또래 관계에서 가장 많이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자존심(自尊心)이라는 말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존심이 강하다고 하면 진정한 자존심이라기보다는 자존심이 약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기 쉬워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데도 무시를 한다고 화를 내거나 싸우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즉, 자존심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등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열등감을 감추려는 행동이다. 대체로 이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고 대하는가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하고 이에 따라서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의해 자신의 기분이 좌우되는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의미에서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를 칭찬한다든지, 무시하거나 멸시 또는 욕을 하더라도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 않는다. 또한 스스로가 자신의 부족한 면과 좋은 면을 잘 알고 있기에 다른 사람의 거짓된 칭찬이나 거짓된 멸시 등에 마음이 동요되지 않아 사리가 분명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존심이 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자존심이 낮거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하찮게 보는 등 온전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자꾸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칭찬해달라고 사랑해달라고 존중해 달라고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좋은 면을 다른 사람이 진정으로 좋다고 해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에게 주변 사람들 모두가 환자의 좋은 점을 말해주어도 정작 자신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이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꾼들이나 아첨꾼들에게 속아서 경제적 물질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대인관계에서 결국 배신을 당했다고 후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와 같이 진정한 의미의 자존심을 키우는 것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자존심을 키울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모나 부모를 대신하는 사람들인 학교 선생님, 일가친척, 주위 어른들로부터 인정과 사랑 존중을 받았을 때 길러지고, 그렇지 못할 때에는 열등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고 주위에서 존중해주면 자기를 잘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주위에서 알아주지 않거나 관심을 제대로 가져주지 않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우리 부모가 진짜 부모일까, 어디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혹시 나를 입양한 것은 아닐까?' 또는 '나를 사랑해주거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아마도 나는 별로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닌가보다' 등등 자기를 부정적으로만 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리고 성장기에 이러한 느낌이 가슴 속에 자리를 잡게 되면 아무리 주위에서 잘났다고 해도 열등감이 해소되지 않고, 결국 장기간의 심리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여건으로 맞벌이로 부모들이 어렵기는 하지만 틈틈이 가정에서 자녀들과 대화를 하고 자녀들에게 사랑을 가지고 이들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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