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자면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시련이나 고난에 처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오늘 날 ‘회복탄력성’의 개념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회복탄력성(回復彈力性:resilience)이란 ‘역경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정신적인 힘’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온갖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고무공처럼 다시 튀어 오르는 힘’을 의미한다. 모름지기 물체마다 탄성(彈性)이 다르듯이 사람에 따라 탄성도 다르다. 이를 테면 유리공 같은 것은 충격에 잘 깨지지만, 축구공은 납작해 질 수는 있어도 쉽게 터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쳤을 경우, 이를 잘 극복해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주저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지난 10월 13일 오전 대청호마라톤대회에서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떠오른다. 대전 대청호 호숫가 5km 코스 경기에서 대전 법동중학교 1학년 이승화(13)양이 시각장애인인 아버지 이시환(49)씨와 함께 뛰어, 대회 사상 여자 부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들 부녀는 초록색 끈으로 서로의 손에 연결하여, 열심히 달리고 달렸다.

주어진 코스를 달리는 동안, “너무 힘들어 도중에 포기할까?’ 하면, 아빠가 ‘조금 더 힘을 내 뛰어보자’고 저를 응원하세요. 그러면서 결승점을 1km 정도 앞두고 아주 힘들어 하시기에, 제가 ‘다 왔어! 할 수 있어!’ 라고 외치며 이끌었어요.”라고 했다. 대회가 끝난 후 아버지 이시환씨는 “앞으로 살면서 힘겨운 일도 많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포기하고 달리기를 멈춘다면 아무 데도 갈 수 없죠. 힘든 과정을 버텨내야 끝이 오고, 기다렸던 열매를 얻을 수 있지요.”라고 말하기 도 했다.

무릇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평탄한 길이나 꽃길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삶에서 고통스러운 구간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이를 이겨내는 마음의 근력인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마음의 근력을 단단하게 키워야,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력으로 되튀어 오르고 성장‧발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에 강한 근육이 필요한 것처럼 후천적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 것인가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아울러 ‘작은 세계’ ‘작은 이야기’를 넘어서, 보다 ‘큰 세계’ ‘큰 이야’기를 펼쳐 가야 한다. 특히 성장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로 성장통(成長痛)을 겪기도 하므로, 사회와 가정에서는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자존감을 갖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자존감을 갖게 되면 유연하고 탄력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요컨대 세상을 살아가자면 실패도 하고 그로 인해 좌절도 하고 포기도 한다. 그럴수록 다시 일어서야 한다. 실패 같은 일이야말로 자신의 내성(耐性)을 키워주고 마음을 단단하게 해 줄 수가 있기에 말이다. <포브스> 선정, 100대 부자로 등극한 조앤 롤링(J. K. Rowling)도 가난에 시달리면서 실패를 거듭하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완성하여 백만장자가 되었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것 없어도 삶 자체가 실패한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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