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주요 역 철도 파업 첫날
표 못 구하는 등 시민 불편 속출

▲ 철도 파업 첫날인 20일 충북 오송역의 발권 창구 옆에 파업 기간 운행을 중지하는 열차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재석기자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20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충청권 곳곳 주요 역에서 파업에 따른 열차 감축 운행 여파로 시민 불편이 속출했다.

충북 오송역과 대전역에서는 예매한 열차 운행이 취소되거나 현장에 표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파업 첫날 출근길 인파가 몰리는 아침 시간대에는 운행이 중단된 열차가 없어 큰 이용객 불편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오전 9시부터 불만을 토로하는 승객들이 나타났다.

시민들은 코레일이 게시한 '운행중지 열차 목록'과 출발 안내 전광판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매표창구나 안내소에도 자신이 예매한 열차가 정상적으로 출발하는지 등 파업여부를 묻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송역을 찾은 A씨(45)는 "회사업무 차 서울로 출장을 간다"며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돌아오는 표를 예매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입사면접을 위해 지방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한시민은 미리 예매한 열차 운행이 변동될 수 있다는 직원안내에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오송역 매표창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원하는 시간의 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에게 버스터미널 위치를 안내했다.

같은 시각 대전역에서는 장애인 전용 발권 창구 운영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대체 인력 명찰을 단 코레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자동발권기로 안내했지만, 노령층 등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이용객들은 발권 창구 앞에 길게 줄을 서서 불평을 털어놓았다.

역사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이 공지됐고, 같은 내용의 안내도 수시로 방송됐다.

파업으로 발권 창고를 축소하니 자동발매기가 스마트폰 앱 코레일톡을 이용해 달라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오송역에는 하루 평균 상·하행선을 합쳐 212편의 열차가 정차하는데, 파업 기간에는 166편 내외로 줄 것으로 보인다.

충북선 일반 열차도 하루 상·하행 각 11회씩 운행하던 열차가 6회로 줄었다.

파업으로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30∼70%가량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어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이 우려된다.

시멘트 업체가 몰려있는 충북 북부 지역의 경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파업 기간 화물열차는 평소 대비 3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에 따라 대체 교통수단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해, 도민 불편이 커지면 대체 교통수단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제 도입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임금 수준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SR과 연내 통합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9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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