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충청일보 이능희 기자] 올해 초 521가구에 충동성 자살 예방을 위한 농약 안전보관함을 보급한 충북 영동군이 21일 영동와인터널 이벤트홀에서 농약 안전보관함 사용에 대한 자체 평가대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1억400만원의 재정지원과 한국자살협회의와 충청북도의 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참석한 보급 마을의 이장, 생명지킴이 100여 명은 그동안의 사업에 대한 효과와 모든 농가에 다 보급해 달라는 건의 등 열띤 대화를 이어갔다.

평가 결과 농약 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의 효과는 대량 보급을 시작한 2018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과 2017년 연속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군으로 불명예를 안았지만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영동군의 인구 10만명 당 연령 표준화 자살률이 2017년 44.0명에서 2018년 13.8명으로 도내에서 가장 낮았다.

자살률 감소 폭은 68.6%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동군의 특이점은 농약 안전보관함 보급 후 사용 모니터링에만 그치지 않고 보급한 15개 마을을 모두 순회하면서 사업설명회, 생명존중 자살 예방 교육, 생명 지킴이 양성 307명, 우울감 선검사 407명, 홀몸노인 친구 맺기 138명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이다.

그 중 '마음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공동체 회복에 많은 공을 들인 점이 돋보였다.

농약안전보관함과 함께 지원한 정신건강 치료비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지원함으로써 기존의 까다로운 지원조건 때문에 혜택을 못 받던 정신질환자가 제 때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를 마중물 삼아 영동군도 자체예산 1000만원을 별도 예산으로 편성,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농약으로 자살을 시도한 고위험자를 방문했을 때 상담을 끝낸 뒤 농약병을 달라고 하자 '널려 있는 게 농약병이에요'라고 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전 농가에 농약 안전보관함을 보급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군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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