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단식 이틀 째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에서 '풍찬(風餐)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해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대정부 투쟁 지속 의지를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황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청와대 분수대에서 단식을 시작한 직후부터 많은 시민들께서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을 종료시키려고 하는 날짜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가 위기가 너무 걱정이 돼 최대한의 투쟁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는 '지소미아 같은 국익문제를 놓고 단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게 있다. 지소미아는 본질적으로 한·일 문제를 넘어 한·미 문제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한일정보보호협정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나라는 미국이었다"며 "저는 총리 시절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봤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지역 안보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한·일 양국에 계속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요구를 해왔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과거 문제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고 회고했다.

한·일 간 군사정보 교류 협정인 지소미아는 23일 0시(금요일 밤 12시)를 기해 종료된다.

또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명백히 부당한 일이지만 이를 빌미로 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는 것은 자해 행위이자 국익 훼손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지난 70년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을 가능하게 했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삼각 협력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이 성공의 공식을 깨고 있다"면서 "핵 미사일로 위협하는 북한, 카디즈와 영공을 침공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부끄러울 만큼 굴종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나라를 거꾸로 세우는 시도는 반드시 막아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국회 앞 천막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청와대 앞 개최로 바꿨다.

전날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공직 선거법 개정안 포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청와대 앞은 경호 상의 이유로 천막 설치가 제한돼 국회 본관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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