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음성=충청일보 박병모·김록현기자] 충북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에 걸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의 '인구 빨대 효과'로 진천과 음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4일 양 자치단체에 따르면 혁신도시 조성 이후 진천의 인구는 급증하는 반면 음성 인구는 3년째 감소하고 있다.

혁신도시를 계획하면서 음성 맹동면에는 수도권 이전 공공기관 청사와 상가를, 진천 덕산읍에는 공동 주거 지역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이 희비를 가르고 있다.

충북 혁신도시의 목표 인구는 4만여 명이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1만4000여 가구의 공동 주택을 지어 분양하도록 계획됐다. 공동주택 구역은 덕산읍 72%, 맹동면 28%로 나눠 배치됐다. 덕산에 11개 블럭 1만122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반면 맹동에는 4개 블럭 3942가구만 공급된다.

이렇게 되면 덕산은 2만8000여 명, 맹동은 1만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공동주택 구역이 덕산에 집중되면서 진천은 인구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혁신도시에 아파트가 본격 공급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4년간 진천 인구는 20.5% 증가해 전국 4위 증가율을 기록했다.경기 하남, 화성, 시흥 등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에서는 부동의 1위다.

올해 들어서도 인구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말 7만8218명이었던 진천 인구는 지난 달 현재 8만942명으로 2724명(3.4%)이 늘었다.

2015년 1월 5770명에 불과했던 덕산은 지난 해 11월 인구가 2만명을 돌파하면서 4배로 늘었고, 지난 7월에는 면(面)에서 읍(邑)으로 승격했다.

중부권 산업 거점으로 떠오른 뒤 인구가 꾸준히 증가, 10만명 돌파를 목전에 뒀던 음성군은 오히려 혁신도시 조성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맹동면 혁신도시 지역에 아파트가 대거 공급된 2016년 9만7787명을 기록한 것이 정점이었다.

음성군 인구는 2017년 9만7306명으로 줄어든 뒤 3년째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덕산읍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젊은 층이 대거 빠져나간 혁신도시 빨대 효과 때문이었다.

음성군의 인구 감소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1월 9만5595명이었던 인구는 지난 달 기준 9만5115명으로 480명이 줄었다.

음성군은 올해부터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대학생과 근로자들에게 전입 지원금을 주는 등 다양한 인구 늘리기 시책을 펴고 있지만 혁신도시로 빠져나가는 젊은 층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음성군 관계자는 "지난 해까지 월평균 400여 명 감소했으나 다양한 지원책으로 올해는 그나마 월평균 71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덕산읍 아파트 입주가 끝나는 2024년까지는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출이 계속될 수 있다"며 "산업단지와 대규모 택지가 조성 중이어서 머지않아 인구 감소세가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