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韓 인적 쇄신 예고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현역 물갈이'를 기본으로 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함에 따라 충북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당은 내년 4월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기로 했다.

공천 심사 탈락, 자진 불출마 등을 포함해 현역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기로 방침을 정한 셈이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에게 경선 때 감점(본인 득표율의 25%)을 주는 방식이다.

평가에서 하위 20%로 분류되더라도 공천 신청이나 경선 참여는 할 수 있다.

단, 해당 현역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돼 쇄신의 칼날을 강하게 휘두를 수도 있다.

선거 때마다 불어오던 '세대 교체'와 '인적 쇄신'이 중앙에서 불기 시작하자 충북지역 현역 의원들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끝난 당무감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가 좋지 못하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의 3분의 1(33%)을 컷오프하면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30명이 공천에서 배제된다.

한국당 소속 충북 지역구 의원은 이종배(충주)·정우택(청주 상당)·경대수(증평·진천·음성)·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등 4명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4선의 정 의원으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윤 전 고검장은 정치 신인으로서 가산점을 받을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벌써 어떤 의원의 평가가 당 내 상위권이지만 다른 의원은 좋지 않아 하위권으로 처졌다는 식의 소문이 무성하다.

민주당 의원은 128명이다. 이 중 20%인 25명 정도가 감점 대상이 된다.

경선을 원칙으로 한 상황에서 정치 신인들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면 현역 의원들도 공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청주 흥덕구는 도종환 의원이 3선에 도전하지만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출마를 고민 중이다.

이 부지사 역시 정치 신인이어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도 의원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선 대신 '사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4선의 변재일 의원(청주 청원)과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청주 청원에서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 청주 서원에서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의 인적 쇄신이 지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공천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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