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통보의 효력을 조건부 정지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장 지소미아를 연장시킨 것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정부 사이에 진실게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2일 오후 6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발표와 동시에 당초 발표하기로 한 일본측 합의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24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일본측이 "WTO 제소 절차를 중단해 협의가 시작됐다", "한국이 수출관리의 문제점을 개선할 의욕이 있다"고 언급한 내용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측의 항의에 일본이 사과를 했고 한일간에 합의한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25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며 전날(24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한국측에 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는 보도를 재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GSOMIA 종료통보 효력정지와 관련해 서면 브리핑을 통해 "24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일본이 합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발표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으나, 일본 언론은 이를 부인하는 기사를 낸 바 있다"며 일본 언론의 보도를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은 이어 "어제 정 실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누구도 우리 측에 ‘사실과 다르다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진실 게임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다. 진실은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며,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와 일본 언론과의 ‘진실게임’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메시를 내고 "지소미아 파기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판정승이다’, ‘완승이다’, ‘사과해라’, ‘사과 받았다’, ‘사과 한 적 없다’, 정말이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게 도대체 무슨 창피한 모습이냐"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청와대는 더 이상 너저분하게 늘어놓을 필요 없다. 막판 지소미아 파기 철회 결정이 진정한 외교적 성과라면, 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라"며 "지소미아 파기 압박으로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고 강하게 청와대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논란을 야기한 외교안보라인에 대해 "방위비 협상도 질질끌려다니면서 얻어맞기만 할 게 분명하다"며 즉각 외교안보라인을 고체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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