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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바뀌는 ‘축제’의 체질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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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8  1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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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익 칼럼] 오병익 충북도교육삼락회장

하늘 흐르는 파아란 불빛 / 도화지 대어 흠뻑 적시고. / 알밤 생각나서 장대 그리면 /갈바람 슬그머니 흔드는 심술. / 대추, 고추 넌 지붕은 잠자리 잔치 / 빨간 배를 띄운 공중 꽃그림./

필자의 동시 ‘가을 그림’ 이다. 참으로 신기하다. 계절을 처음 보내는 것도 아닌데 유독 구름 꽃에 눈이 간다. 떫었던 감, 서리를 맞더니 어느새 홍시가 됐다. 전국적으로 떠들썩하던 축제 역시 마무리 단계다.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청원 생명, 제천 한방·의병, 충주 사과·온천, 진천 농다리, 증평 장뜰·인삼, 괴산 고추·찰옥수수, 음성 햇사레·품바, 보은 대추, 옥천 묘목·참옻, 영동 포도와인·난계예술제, 단양 마늘·온달 등은 눈부신 설렘을 선물 했다. ‘화장품·쌀·고추·인삼·찰옥수수·포도·복숭아·묘목·대추·와인’의 경우 러브콜 없어도 대박을 잇는 명품 축제 순위에 올랐다. 제대로 된 성과분석과 꼼꼼하게 대처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베끼기 수준 메뉴와 비싼 출연료로 불러낸 반복적인 소음(騷音)을 빼면 글쎄다. 화합과 전통문화 계승, 관광객 유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 취지를 내세워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국제’ 또는 ‘세계’로 이름붙인 중복 축제들,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진 허수에 불과할 뿐 토대마저 흔들듯 초라했다. 그러나 높은 점수의 셀프 평가야 말로 어리둥절하다. ‘나라 곳간은 흉년인데 씀씀이가 너무 헤픈 마구잡이 축제·행사’라며 오죽하면 공무원들까지 고개 저었을까. 개중엔 평균 100만원 들여 28만원 건진다니 형편 무인지경 성적표로도 계속 연명하는 속셈부터 묻고 싶다. 당장 우리지역 고용시장 큰 손인 SK반도체 영업이익 감소는 청주시 지방세수(稅收)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적자를 채울 셈법은 복잡할 것이다. 경제 비상도 작동 위기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널브러진 건물, 주민세 납기일 맞추느라 허우적대는 민생, 사회안전망 밖 소용돌이까지 수월치 않아 보인다.

‘축제 구조조정 시급하다’며 쓴 소리가 빗발쳐도 눈 깜짝 않는다. 타성에 젖은 공급자 맘대로다. 축제의 버팀목은 뭐니 뭐니 해도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 3박자다. 그러나 여전히 ‘몰라라’에 갈등 불씨까지 높인다. 축제 풍년인데 볼만한 게 없고 먹거리가 넘쳐도 그 지역 특산물인지조차 아이러니다. 일부 축제장은 관객보다 명찰 붙인 행사요원만 멀뚱댄다. 지역 비전과 안목을 높여 부가가치로의 창출 효과, 수요자 구미를 파고들 때 가능하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처럼 따라 하기 아닌 ‘특화’에 동력을 실어야 한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 정체성조차 헷갈리는 축제 남발은 매우 쪼잔한 계산이다. 어느 정부인가 축제정리, 팔을 걷는 척 했으나 반짝 논의로 끝났다. 대부분 ‘빚은 내 임기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리더십의 담대한 변화부터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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