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함승덕 교수 개척
캐드 이용해 달마도 등 재현
'공학과 예술의 만남' 새 지평
실용성 갖춰 대량생산도 가능

▲ 28일 충북도립대학 함승덕 기계자동차과 교수가 캐드(Computer Aided Design)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린 작품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 기자] 충북도립대학의 한 교수가 캐드(Computer Aided Design)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화(佛畵) 등을 재현하는 '계도화'라는 새 장르를 개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함승덕 기계자동차과 교수(63).

계도화란 공학 설계용 소프트웨어인 캐드(Computer Aided Design)를 사용해 그린 그림을 뜻하며 임의로 만든 조어다.

즉, 'CAD畵'를 계도화로 명명한 것이다.

함 교수는 2년 전 총장직에서 퇴임한 후 평교수로 돌아온 뒤 통도사에서 '수월관음도' 사진을 구해 캐드로 원본에 가깝게 그리기 시작하면서 계도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 그림에서 기(氣)의 파장이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수월관음'이란 달이 높이 떠 빛이 밝은 가운데 관음보살이 바닷가의 금강보석에 앉아서 찾아온 선재동자(善財童子)에게 불법(佛法)을 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기계자동차과 학생들에게 캐드 강의를 하면서 설계한 프로그램이지만 예술로 승화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캐드 명령어를 익히고 응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려는 함 교수의 의도도 실현했다.

3D프린터와 레이저 가공기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빠르게 완제품을 만들 수 있어 대량생산의 길도 열어놨다.

공학과 예술이 만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이끌어내며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리더가 될 수 있는 융·복합 인재 양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함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신라의 미소' 와당, 김홍도의 '서당도', 김정희의 '세한도', 무용총 벽화 '수렵도', '달마도' 등 소재를 다양화해 시도했다.

이들 작품은 28일 이 대학 미래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캡스톤디자인 및 NCS직무능력 성과 발표회'에서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함 교수는 취업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학생들에게 수월관음도와 달마도를 나눠주며 애틋한 제자 사랑을 전달, 교수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함 교수는 "공학과 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분야가 멀리 있는 대상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융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공학도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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