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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얼굴로 살아가기김종원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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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4  15: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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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인간은 여러 가지 특성과 역할을 갖는다. 생물학적 특성은 남녀 구별이며, 가족에서의 역할로 나뉜다. 우리 모두는 남자 혹은 여자다. 남자라면, 아들이며 형이나 동생이며 오빠이며 아버지며 할아버지다. 시아버지, 장인이기도 하다. 여자라면, 딸이며 언니나 동생이며 누나이며 어머니며 할머니다. 시어머니 장모이기도 하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의 친구이며, 동료이며 상사이며 부하이기도 하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여러 가지 얼굴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특성과 역할이 뒤엉키면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다. 가족간 대화가 회사 상사와 부하 대화처럼 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 잘못된 결말로 나타난다.

회사같은 가족, 가족같은 회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는 수익을 내야 하는 조직이지만, 가족은 사랑을 그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엄연히 특성이 다르다. 가족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아버지 역할을 하려고 하거나 딸이 엄마 역할을 하려면 고달프다. 반대 경우는 애달프다.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가족은 불행하다. 자식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해도 불행하다. 자식은 세월이 흐르면 부모가 된다. 마냥 자식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내리사랑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그게 희생이라고 해도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 사랑은 없다’는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치 사랑은 좋긴한데 자연스럽지는 않다. 내리사랑에는 명칭이 없다. 그냥 자식사랑이다. 반면,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은 효도라고 한다. 치 사랑이 어렵기 때문에 따로 효도라는 명칭까지 만든 것 아닐까 싶다.

친구, 동료도 마찬가지다. 친구는 가족이 아니다. 가족같은 관계다. 가족처럼 지내는 친구라고해도 가족문제를 가족처럼 상의할 수는 없다. 조언은 들을 수 있지만 그야말로 조언이다. 가족간 일은 가족들이 해결해야 한다. 아버지 같은 직장상사, 직장상사 같은 아버지. 친형제 같은 친구. 모두 ‘ ~같은’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아버지와 직장상사가 다르고 친형제와 친구는 다르다. 직장상사는 직장에서, 아버지는 가정에서, 친구는 친구모임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

직장내 성추행이나 여러사건에서 ‘딸 같아서, 여동생 같아서’라고 하는 변명을 하는데 기가 막힌 일이다. 그러면 집에서 딸이나 동생을 그렇게 대하나. 가족은 정말로 따뜻하게 감싸야 하는 기본적인 단위다. 직장 내 갑질을 하고 그걸 가족에 비유하는 이들은 가족을 모욕하는 행위다.

여러 가지 얼굴은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우방국이라는 나라가 허무맹랑한 제안을 할 때는 단호하게 낯빛을 바꿔야 한다. 우리에게 도움이 될 때는 상냥하게 대해야 하지만, 우리에게 고통을 줄때는 거칠게 대해야 한다. 그렇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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