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탄은행 기부 반 토막
봉사자 부족에 '노 쇼'까지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연탄 잔고는 바닥을 보이고, 자원봉사자 손길도 크게 줄었습니다."
소외계층에게 연탄을 공급해온 대전연탄은행이 본격적인 활동기를 맞았지만 후원금과 자원봉사자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대전연탄은행에 따르면 매년 이맘때쯤이면 창고가 연탄 10만장으로 가득 차야 하지만, 올해는 5만5000장으로 절반가량밖에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신원규 대표는 이날 홀로 연탄을 수레에 옮겨 실으며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기업과 개인 후원이 모두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쪽방에서 지내는 저소득층에게 연탄을 지속해서 공급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연탄을 옮기는 데 필요한 일손을 구하는 것도 큰 걱정이다. 지난 달까지 자원봉사자 수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들었다.

평일에는 신청자가 전혀 없고, 주말에도 신 대표가 지인들을 데리고 연탄을 나르는 일도 부지기수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달동네에 연탄을 배달하려면 길이 가파르고 운반이 어려워 항상 애를 먹고 있다.

일손을 돕겠다던 사람들 일부는 약속 당일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로 신 대표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신 대표는 "함께 운반할 사람이 없어 혼자 수레에 연탄을 싣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며 "혼자 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어느 정도를 후원받아 배송까지 마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기부 목표량을 정확하게 세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올해는 유독 어려운 상황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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