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 상승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추위가 누그러지자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는 '삼한사미(三寒四微)' 현상이 이번 겨울 충북에서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는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하면서 바람이 수그러들고 온난한 서풍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환경부의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겨울 도내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 '나쁨'(36~75㎍/㎥), 미세먼지 농도 '나쁨'(81~150㎍/㎥)으로 기록된 날은 44일이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두 번째로 많았던 세종(38일)보다 6일, 가장 적은 경남(14일)보다는 30일 많은 수치다.

지난 8일 한파가 지나가자 도내 미세먼지 농도는 48㎍/㎥에서 지난 9일 51㎍/㎥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일 오후 3시 기준 청주와 충주, 단양 등 도내 일부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64~190㎍/㎥까지 치솟았다.

지난 주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맑은 하늘이었다가 추위가 풀려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아지자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속된 말로는 이 같은 현상을 '삼한사미'라 부른다.

겨울철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는 '삼한사온'에서 나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신조어다.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빚어진다.

첫 번째는 차가운 북쪽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지면 국내 기온이 온화해지고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이 오래 머물 때, 대기 정체가 빚어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 온화한 남서풍, 서풍이 불어올 때 중국 등 국외 요인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두 요인 모두 섞여 있다는 분석이다.

충북 등은 지난주 한파가 서서히 물러가면서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잦아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남서·서풍이 불어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해 대기질이 탁해졌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11일 오후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내다봤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11일 늦은 오후 강하고 빠른 북서풍이 밀어 들어오면서 모레까지 쌓여 있던 미세먼지가 해소되고 오는 12일부터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충북도는 10일 오전 6시를 기해 올 겨울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조치에 따라 도내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도내에 위치한 석유 화학·정제공장, 시멘트 제조공장 등 미세먼지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민간사업장과 폐기물 소각장·하수처리장과 같은 공공 사업장은 조업 시간을 변경하고,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펴고 있다.

이날 도내 시멘트 공장들은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 '관심' 단계 발령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일제 시행에 들어갔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이날 전 직원 차량 2부제 실시와 함께 2시간 동안 시멘트 최종 생산 설비인 시멘트 밀의 가동을 중지했다.

또 질소산화물 제거를 위한 SNCR 가동 효율을 높였으며 살수차·청소차를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성신양회는 이런 조치로 질소산화물 712㎏과 먼지 10㎏을 감축할 예정이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소성로 6대의 공정 관리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2% 줄이기로 했으며 분쇄시설 가동을 중지시켰다.

한일시멘트는 이날 질소산화물 648㎏, 먼지 6.7㎏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시멘트 제조공장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시 가동률을 15∼20%를 단축해야 하는 대기 배출 의무사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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