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9 결산 1 정치
구본영 천안시장·충북도의원 3명 줄줄이 옷벗어
'KTX 세종역 논란' 재점화 … 충청권 분열 우려도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어느덧 기해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한 여·야의 치열한 싸움이 연초부터 연말까지 계속됐다.

치열한 정쟁이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고착화된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충청지역에선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 여교사와 중학생 제자의 성추문, 천안시장 중도 낙마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본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 했던 올해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별 결산특집을 마련했다. /편집자

올해 충청권 정치·행정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중도 낙마'였다.

구본영 전 충남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직을 상실했고 충북도의원 3명도 임기 중에 옷을 벗었다.

구 전 시장은 지난 11월 14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상고심 선고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4년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인 A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구 시장은 2014년 6월 천안시장으로 당선됐고, 같은 달 선거사무소의 회계 관계자를 통해 A씨에게 돈을 돌려줬다. 이후 2014년 7월 천안시장으로 취임했고 지난 해 6월 재선에 성공했다.

1심은 구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000만원을 명했다. 다만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11대 충북도의회는 역대 도의회 중 5대와 함께 중도 낙마 의원이 가장 많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임기중 전 도의원(무소속)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11대 도의회에서 처음으로 중도 낙마했다.

임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청주시의원 시절이던 지난 해 4월 16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건물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같은 당 박금순 전 청주시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한 달 뒤인 8월 박병진 전 도의원(무소속)도 옷을 벗었다.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그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박 전 도의원은 2016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강현삼 도의원에게 10대 도의회 의장 선거지지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유정 전 의원은 지난 달 28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가 공직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그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벌금 100만원)을 확정하면서 직을 잃게 됐다.

하 전 의원은 김상문 전 보은군수 후보(무소속)와 지난 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전인 3월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보은군 모 산악회 관광버스 안에서 선거구민 40여 명에게 자신과 김 전 보은군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공석이 된 충남 천안시장과 충북도의원 3명은 내년 4·15 총선에 새로운 인물을 뽑게 된다.

전반기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정치권은 하반기 들어 내년 총선을 대비한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KTX 세종역 신설 문제가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세종이 지역구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공약으로 채택한 후 불거졌다.

지난 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이낙연 총리 등이 잇따라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등 일부 의원이 세종역 신설 추진을 언급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이춘희 시장은 같은 달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KTX 세종역 설치는 필요하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충북에서는 신설 백지화 운동이 거세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1월 청주 오창의 한 반도체업체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차 방문했지만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매번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됨은 물론, 이 문제로 그동안 큰일을 치러내는데 도움을 주었던 충청권 공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충청권 광역자치단체들에겐 올해 초 숙원 사업들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연말 정부 예산 역대 최대 확보라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충북지역은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과 평택∼오송 고속철 복복선화, 세종∼청주 고속도로, 제천∼영월 고속도로 등 연관된 사업 4건이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들의 사업비를 모두 더하면 총 6조6000억원으로, 예타 면제 및 선정 사업 총액 30조4000억원의 21.7%에 달한다.

충남에선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 건설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해당 사업이 3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도 예타 면제에 포함돼 4년간의 표류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세종시도 세종∼청주고속도로 건설 사업 예타 면제 선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충남은 충북과 동해안으로, 충북은 충남과 서해안으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충북의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액은 6조854억원으로 올해보다 11.6%(6315억원) 증가했다. 충남은 7조1481억원(11.9%·7618억원 증가), 대전 3조3529억원(9.5%·2918억원 증가), 세종 4950억원(29.7%·3817억원 증가·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회계 3407억원 제외)의 정부 예산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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