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충청칼럼]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 운동은 심폐기능과 신진대사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을 높여 여러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울철엔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되기 쉬워 운동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더운 환경에서의 운동이 열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듯이 추운 환경에서의 운동 또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추운 기온에서의 운동은 충분한 체열을 보전하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저체온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동안 추위에서의 운동 또는 차가운 물속에서의 수영은 신체의 열 상실 방지 능력을 압도할 수 있어 저체온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심각한 저체온증은 판단력 상실과 함께 추가적인 추위 손상의 위험을 증가시킴으로 추운 환경에서의 운동은 지속시간을 알맞게 조절하고 적절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추위와 비, 바람이 운동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적절한 복장의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임을 증명해 준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추위와 비, 바람이 운동지구력과 저체온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추위에서의 5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걷기운동에서 10%의 참가자들만 완주할 수 있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바람과 비가 시작되면서 체온은 떨어지고, 몸을 떨기 시작했고, 몸의 떨림은 동작의 민첩성을 낮추고, 손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걷기를 완주한 5명 중에서 2명은 몸 떨림으로 인한 피로누적으로 걷기 속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체온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기온과 바람, 비 사이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옷이 땀이나 비에 젖는다면 신체의 열이 아주 빠르게 외부로 전도되어 운동 중에 생성된 열이 체온을 유지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추운 겨울철에 운동의 핵심은 적절한 복장의 착용이다. 운동 중에 생성된 열을 체온이 상승될 정도가 아니라 정상체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만큼 가두어 둘 수 있는 복장이어야 한다. 이상적인 복장은 땀이 피부로부터 옷의 바깥 표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서 땀이 증발되지 않고 과도한 열 상실을 방지하는 것이다.

열 손실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겹의 옷을 입는 것으로 아주 좋은 단열체인 공기를 옷과 옷 사이에 가두어 두는 것이다. 신체와 옷의 바깥 표면 사이에 가두어진 공기의 층이 두꺼울수록 단열효과는 그만큼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여러 겹의 가벼운 옷이 하나의 두꺼운 옷보다 겨울철 운동에 적합하고 적절한 단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각각의 겹쳐 입는 옷에는 나름 목적을 달리한다. 피부와 접촉하는 내의는 피부로부터 수분을 제거해 다음 겹으로 이동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중간 겹의 옷은 수분을 여전히 밖으로 내보내면서 추가적인 단열효과를 제공함으로 내의 위에 헐렁하게 입어주는 것이 좋다. 바깥 겹의 옷은 바람과 물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바깥 겹은 가벼운 극세사로 통기성이 좋고 방수기능을 갖춘 재킷이 제격이다.

이러한 형태의 소재는 땀이 증발되도록 해주면서 추위나 바람, 비 또는 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준다. 의복의 마지막 겹은 동상으로부터 손을 보호할 장갑과 머리와 목을 통해 체열방지를 위한 장갑이나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열의 균형유지와 저체온증 방지를 위한 예방조치를 취한다면 겨울철 운동을 안전하고 즐겁게 행할 수 있어 경직된 근육으로 자칫 가벼운 접촉만으로 큰 사고나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을 차단하고 면역력증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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