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16일 여야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오늘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겠다"며 "대화와 타협이 아닌 거부와 반대만 일삼는 정치, 상대를 경쟁자나 라이벌이 아닌 적으로 여기는 극단의 정치만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개의하지 않겠다"며 "여야 정치권은 조속한 시일 내 선거법 개정안 등 신속처리안건에 대해 합의해달라"고 밝혔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에 따르면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상황에 대해 "국회의장인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금껏 국회는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도중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해 혼란이 빚어진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여야 정치인 모두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를 소집했으나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응하지 않았고, 오후에도 다시 한번 소집했으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외엔 모두 불참해 협의가 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