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영화같다’는 표현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아예 불가능한 현실은 아니다. 오히려 극적인 요소를 갖춘 ‘이례적인 가능성’이다. 영화에선 백설공주, 신데렐라 같은 사랑이 이뤄지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가족간 사랑(영화 인터스텔라)도 이뤄진다.

영화는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일들을 상상하지만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상상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영화 같은 사랑도 이별도 행복과 불행도 일어난다. 가뭄에 콩나듯, 드물게 일어난다.

‘영화 찍냐’고 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말하는데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아주 로맨틱하거나 닭살이 돋을 정도로 정답게 나누는 행위도 아주 가끔 일어난다.

상식을 벗어난 행동,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 공감대가 없는 행위 등등을 할 때 우리는 ‘영화 찍냐’고 한다. 연인들의 이벤트, 사랑하는 사람들간의 닭살 멘트에도 ‘영화 찍냐’고 이야기 한다. 이런 용어들이 많이 쓰이는 세상은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영화 같은 세상 ‘영화 찍는’ 세상이 지속될수록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일들이 자꾸 일어나거나 반복되면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미국 9.11테러는 ‘영화 같은 일’이 현실이 된 사례다. 어떤 테러, 재난 영화보다도 극적인 테러장면은 현실이었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중계까지 된!!

우리 역사에는 수많은 영화 같은 일이 있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적인 사건들. 식민지와 전쟁, 폐허속의 건설, 산업화와 민주화까지, 한편의 다큐멘터리다. 최근에도 주말마다 영화 같은 집회들이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만, 영화 같은 현실은 실재하지만 리얼한 영상, 영화는 스크린 속에서만 존재한다. 전쟁영화는 다큐멘터리를 제외한다면 전쟁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모자란다.

전쟁의 비참함을 극 영화가 모두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도 현실 전쟁이 갖는 잔인함과 비극을 표현하지 못한다.

영화는 현실이 아니지만, 현실을 반영하거나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사는 삶도 영화 같은 요소가 있다. 영화는 각본이 있고 연출과 연기가 있다. 모두가 자신의 인생에선 주연이다. 반면 남의 인생에선 조연이 된다.

영화는 좋은 각본과 연출이 있어야 성공한다. 인생도 올바른 목표와 그 목표를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성공한다.

그 영화가 새드엔딩으로 갈지 해피엔딩으로 갈지는 각자 몫이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모두 가고자 하겠지만, 목표를 바로 잡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좋은 엔딩이 없을 것이다.

“사람은 마음이 유쾌하면 종일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지만, 걱정이 있으면 불과 십리 길이라도 싫증이 난다. 인생의 행로도 이와 마찬가지로 항상 밝고 유쾌한 마음을 가지고 걸어야 한다”-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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