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칼럼] 김진웅 수필가

지난 14일 새벽,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환영 인파가 운집한 것을 방송에서 보니 금의환향이란 말이 떠오른다. 베트남에 60년 만의 SEA게임(동남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을 선물하고 돌아온 박항서 감독의 자랑스러운 장면이었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 열풍이 불고 있다. 필자도 오는 1월 중순 예정된 베트남 여행을 가면 직접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 진출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아시안컵 8강에 이어 SEA게임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항서 매직에 힘입어 새로운 한류(韓流)와 베트남 축구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쉴 틈이 없다. 박 감독과 베트남 올림픽 대표팀은 22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겸한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준비를 위함이다. 입국장은 150여 명이 넘는 팬들과 취재진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니 감동이다.

박 감독은 우리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조국 대한민국에서 많은 성원과 격려를 해줘 감사하다. 60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SEA게임에서 감독 재직 기간 우승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면서 “대한민국 감독이, 한 번도 이루지 못한 결과를 이뤄 베트남 국민들도 기뻐하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손흥민 같은 우리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려고 유럽 축구 중계는 많이 보고 있지만, 베트남 축구 중계를 이렇게 열광하며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베트남 축구는 박 감독의 매직으로 승승장구하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토록 원했던 월드컵 최종예선도 눈앞이고, 도쿄 올림픽 본선까지 기대하고 있다.

비결을 묻자 “기본적으로 베트남 정신이다.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이 정립돼 있다.”며 “베트남 정신을 기본 바탕으로 해서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고 있다. 선수 스스로 자신감도 생기고,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 말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베트남 국민과 선수들에게 공(功)을 돌리는 리더십이 돋보인다. 밤늦도록 베트남 축구 중계를 보며 응원한 보람에 미소를 지어본다.

‘아버지 리더십’으로 헌신한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은 SEA 게임 축구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딸 때 마치 우리나라가 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경기장은 물론 거리 응원을 하는 베트남 곳곳에서도 베트남기와 함께 태극기가 휘날리는 것을 보고 가슴 벅찼다.

박 감독은 어떤 외교관보다도 더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 ‘박항서 폰’이 출시되고, 현대자동차가 일본차를 누르고 올해 누적 판매량 1위에 오르고, 초코파이는 베트남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니 실로 기적 같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베트남과 여러 나라에 대한민국의 열풍이 불고 우리 국력이 뻗어나가기를 기원한다. 우리의 지도자와 위정자들도 박 감독 같은 애국심과 리더십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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