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 당진경찰서 면천파출소 순경

 

[기고] 오주연 당진경찰서 면천파출소 순경

12월에 접어든 지금, 지인들과의 송년회 등 모임에 참석하거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크리스마스 캐럴 음악에 젖어 들다 보면 한 해가 벌써 저물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가족, 지인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기대하며 각종 모임 등 '술'자리가 잦은 달이다.

'술'로 인한 범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음주운전·주폭 문제뿐만 아니라 주취 상태에서의 손괴·방화 등 그 종류도 해가 거듭될수록 다양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중 특히 '음주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

2018년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에서 전역을 앞둔 22살 윤창호 씨가 친구를 만나고 귀가하던 중, 만취 운전자가 운행하는 차량이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 씨에게 돌진해 40여 일 만에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하여 '음주운전'이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었고, 음주운전 처벌 수위 강화의 내용을 담은 '윤창호법' 법안 발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해마다 2만여 건 이상의 음주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또 3만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400명 이상이 소중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된 일명 '윤창호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제5조 11항(위험운전 치사상)을 개정하며 음주 사고로 인한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 그 처벌 형량을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더해 2019년 6월 25일부터 시행된 '제2 윤창호법'은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금지) 조항을 개정하면서 운전자의 혈중알콜농도 0.03% 이상은 면허정지, 0.08% 이상은 면허취소의 행정처분을 받도록 하였고, 기존 3OUT 제도를 2OUT 제도로 변경하여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과 면허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도록 개정되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1만2456건으로, 직전 1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가량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 시행 후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여 시행 전에 비해 스스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려는 국민의 의식 수준을 향상하는 데 특히 큰 공을 세웠다.

이에 경찰도 음주운전 위험성이 많은 심야시간대에 집중 단속 활동을 전개하면서,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및 음주운전 예방에 총력 대응 중이다. 20~30분 단위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관서(지구대·파출소)와 합동으로 단속을 진행하는 '스팟(spot) 이동식 음주 단속'을 전개하면서 운전자가 단속 지점을 예상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로써 음주운전 방지 및 음주사고를 예방하고,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강력한 법의 제재와 단속 등도 음주운전 근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올바른 의식을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잔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음주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는 무서운 범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음주 단속 기준이 강화된 만큼 소주 한 잔도 단속될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이에 더해 연말 모임 및 술자리가 있는 날에는 출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미리 음주운전 유혹을 차단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면 다음날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운전하도록 하여 숙취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번 연말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위험성을 한번 더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무고한 희생을 막고, 타인의 행복까지도 지켜줄 수 있는 '음주운전 없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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