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와 공동으로 소기업 창업.경영자금 지원

하나은행이 저소득 금융소외계층의 창업과 경영지원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시작한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300억원 규모의 `하나희망펀드`를 조성해 시민단체인 희망제작소와 함께 소기업의 창업과 경영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펀드운용과 금융지원을 담당할 비영리법인인 `하나희망재단`을 설립하고 재단에 3년간 단계적으로 300억원을 출연하는 한편 대출 심사와 컨설팅을 담당할 희망제작소 내 `소기업발전소` 설립자금으로 20억원을 별도 기부할 계획이다.

대출은 소기업발전소에서 공모방식으로 창업 지원자들의 사업 아이디어와 재무적 타당성 등을 심사한 뒤 하나은행에 대출을 요청하면 하나은행에서 이들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형태로 이뤄진다.

간담회에 참석한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상임이사는 대출 대상에 대해 "사회적 기업이나 농업 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가, 사업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등을 볼 것이며 기존 벤처기업 선정 기준 등도 참고할 것"이라며 "그러나 너무 엄격한 제한은 두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자 1인당 대출규모는 5천만~3억원 정도, 대출금리는 연 3~4%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안정적인 기업운영을 고려해 상환기간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는 또 대출 대상에 대해 단순히 창업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상품디자인과 마케팅기법, 법률자문 등에 대해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등 장기적으로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창업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밀착지원을 통해 성공적 소기업으로 재탄생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종열 행장은 "고리대부업 이용자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기존의 마이크로크레디트와는 달리 스스로 창업해서 자립하겠다는 계층을 지원하는 것으로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접근 방식"이라면서 "향후 사업의 진척현황에 따라 추가 기금 출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경제발전정도를 고려할 때 한국적 현실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며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사회복지적 차원에서 빈곤계층을 지원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사회복지의 시혜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에 소기업가 정신등이 생겨나도록 하는 목적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