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마지막 날을 맞았다. 한해를 돌아보면 여느 해처럼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좋은 일만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충청권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구본영 천안시장을 비롯한 충북도의원 3명이 낙마했고, 고유정·이춘재 사건 등으로 청주는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썼다. 
 
구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충청권 자치단체장 가운데 첫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전 시장은 대법원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결국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11대 충북도의회도 개원 1년 4개월여 만에 도의원 3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역대 도의회 중 5대와 함께 의원직을 상실한 도의원이 가장 많은 불명예를 안았다.
 
제주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과 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가 검거 직전 청주에 살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범죄도시 청주'라는 인식이 퍼졌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통계를 바탕으로 '범죄 도시'에 대한 오해를 풀어줄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쿨미투'에 이어 올해도 충북 교육계는 성비위가 잇따랐다. 지난 8월 여교사가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앞서 6월엔 제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대전지방경찰청에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던 한해였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실종됐던 조은누리양의 무사 귀환은 경기침체를 비롯해 암울한 분위기가 팽배했던 사회에 희망을 선물했다. 
 
충북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대상이 6조6000억 규모에 달하는 등 최대 수혜자가 됐고, 수도권 내륙선 철도망 구축 추진 등은 지역에 큰 기쁨을 안겨줬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행(行)' 발표와 동시에 SK하이닉스가 청주에 10년간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20조원 투자계획에서 15조원을 늘린 35조원으로 확대됐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가 유네스코로부터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다. 2021년은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2009년 9월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의 신루트 개척을 위해 등반길에 올랐다가 실종된 직지원정대 민준영 대장과 박종성 대원의 유해가 지난 8월 고향 청주에 돌아왔다. 실종 10년만의 귀환으로, 네팔 전통방식으로 시신을 화장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온 두 대원의 유해는 청주 가덕면 성요셉공원과 남이면 선산에 각각 안장됐다.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 괴산군, 증평군은 공유도시 추진에 나섰다. 공유도시는 자치단체간의 벽을 허물고 인구절벽의 시대에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해년이 저무는 가운데 내년에는 좋은 일만 넘쳐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올해 감사했던 지인들에게 고마움의 문자라도 전하며 한해를 마무리 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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