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피곤을 넘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어느 날 페친 분이 ‘이튼 칼리지가 주는 교훈’이라는 글을 쓰셨는데 정치인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영국의 최고 명문 고등학교 이튼 칼리지는 자기만 아는 엘리트는 원하지 않습니다. 교과목 중 제일 중요한 과목으로 체육을 드는데 이는 체육을 통해 함께 하는 정신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한 겨울이면 진흙탕 속에서 레슬링을 하기도 하는데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졸업식 송별사에서 어떤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자신이 출세를 하거나 자신만이 잘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원치 않습니다. 주변을 위하고 사회나 나라가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선두에 설 줄 아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들은 입학 할 때부터 자신이 나라를 이끌어 갈 사람이라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에서도 방영하였습니다.

실제 이 학교 학생들은 1,2차 세계 대전에서 무려 2,000명이나 죽었습니다. 전시 중 어떤 때는 전교생의 70%가 참전해 죽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먼저 강조하지 않는 이 학교는 놀랍게도 졸업생이 거의 대학에 진학을 합니다. 그 중 1/3은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 진학합니다. 공부를 강조하지 않고 자긍심, 국가관, 사명만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학습 유발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 학교는 다음 교훈이 전통으로 내려옵니다.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비굴한 사람이 되지 마라, 약자를 깔 보지마라,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잘난 체 하지마라,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라.” 이튼 칼리지 학생들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글이 있습니다. ‘약자를 위해’ ‘시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또 이 분이 쓰신 글 중에 ‘뒤집어 생각하면 모든 것이 고마운 일’ 이라는 글도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인 당신에게 대들고 심술을 부린다면 그건 아이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 집에 잘 있다는 뜻이고, 내야 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내가 살 만하다는 뜻이고, 옷이 몸에 조금 낀다면 그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다. 고쳐야 할 하수구가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집이 있다는 뜻이고, 빨랫거리가 많다면 가족에게 옷이 많다는 뜻이며, 가스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면 그건 내가 지난겨울을 따뜻하게 살았다는 뜻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누군가 떠드는 소리가 자꾸 거슬린다면 그건 내가 들을 수 있다는 뜻이고, 주차장 맨 끝, 먼 곳에 빈자리가 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걸을 수 있는데다가 차까지 가졌다는 뜻이다.

이리 마음먹어도 요즘 정치를 보면 위의 글처럼 되지 않는다. 어느 날 캐나다 사람들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에게 나라 이름 좀 지어달라고 왔다. 세종대왕 왈, ‘가나다라’ 그 결과 ‘캐나다’라는 나라 이름이 지어졌다. 또 어느 날 미국사람들이 나라 이름을 지어달라고 왔다. 세종대왕 왈, ‘아무렇게나 지어라’. 그 결과 ‘아메리카’가 된 것이다. 일본 사람도 왔다. 저 친구들은 패고 싶다고 해서 ‘저팬’ 이란 나라 이름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미국, 일본, 캐나다가 다 우리 덕분에 나라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라는 유머 속에 새해에는 정말 이런 대국들을 압도하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내년 총선에서 우리를 기쁘게 해 주는 분들을 꼭 뽑자.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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