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교육감 신년 인터뷰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지난 해 충북 교육은 고교 무상교육 시대를 열고, 본청을 3국 2담당관 12과 48팀으로 정비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바쁜 한 해를 보냈다.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미래인재 육성모델도 내놓았지만 충북도와의 이견은 해소하지 못해 풀어가야 할 숙제를 남겼다. 각종 교직원 비위 등도 발생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은 한 해였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에게 지난 해 소회와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새해 인사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충북도민, 충북교육 가족 여러분, 새해 각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길 기원한다. 올해 화두는 시우지화(時雨之化)다. 적절한 때의 비가 생태계를 풍성하게 한다는 가치처럼, 학교 현장을 적시에 지원해 교육공동체의 배움과 성장에 도움을 주겠다."

△지난 해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충북 고교혁신을 위한 미래인재육성 8개 영역 모델을 창출했고, 무상급식 전면 실시와 고교 무상교육 도입 등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대해  충북 교육의 미래를 위한 여러 분야의 기반을 조성한 것을 성과로 말씀드리고 싶다. 아쉬운 점도 물론 많다. 체육중 설립과 같이 교육청의 계획과 다르게 정책추진 과정에서 진행되지 못한 사업들이 아쉽다. 또 성 관련 사안, 학교폭력 관련 사안들로 교육 가족 여러분께 걱정을 끼친 부분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지난 해 충북교육은 1년 여간의 연구를 통해 고교 혁신을 위한 미래인재 육성모델 8가지를 창출해 냈다. 올해는 충북형 미래인재 육성모델을 학교 현장에 정착시키고, 일반화 시키는 일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또 학교자치역량강화 사업을 펼쳐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자치활동을 통해 민주적인 학교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주는 '초록학교'는 전국에서도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학생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초록학교를 확대하고, 학교별 특색 교육과정과 시설 공간,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지난 해 충북교육은 각종 성추문이나 성비위로 홍역을 치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불미스러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해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높아진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을 학교 구성원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기존 대책들을 꼼꼼히 살펴 보완함과 동시에 공무원 양성과 임용단계부터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 성비위 관련 법령이나 징계 기준을 강화해 성비위 경력이 있는 공무원은 영구적으로 재임용이 제한되도록 법률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또 모든 학교와 교육기관에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고, 교원양성대학들과 협력해 대학 교육과정과 초중고등학교 교생실습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하겠다. 성비위에 대한 체계적인 예방 교육, 엄정하고 공정한 사안 처리, 피해자에 대한 치유 회복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 능력을 높일 것이다. 성비위 사안이 발생해 사회적 관심을 받은 만큼 올해는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수업공간 혁신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충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잇는 공간혁신 사업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행복·감성 뉴스페이스(New Space) 사업'이라는 학교 공간 재구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식을 전달하고 습득에 효율적이고, 학생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집중했던 과거와 현재의 학교 공간에서 벗어나 미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한다. 학교 구성원들이 주체가 돼 공간 디자인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리모델링 사업을 넘어 학교 공간 주권을 학교 구성원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가 있다. 2018년부터 22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공간혁신 사업을 펼쳤다. 올해는 16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약 6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간혁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2020년부터 확대되는 복지 정책은 무엇이 있나.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완전한 무상교육은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충북교육청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다양한 교육비 지원을 통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확대 시행된 무상급식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교육부와의 협력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실시된다. 일단 2~3년을 대상으로, 2021년부터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확대된다. 2021년부터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복구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맞춤형 교육급여, 현장체험학습비, 졸업앨범비, 읍면지역 다자녀 학생 학비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촘촘한 교육복지 정책을 추진해 소외받는 아이들 없이 학생들이 자존감을 높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해 발표한 미래인재 육성모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2018년 12월 충북도와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경비와 미래인재 육성에 대한 합의를 했다. 충북 지역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청에서는 미래학교 모델을 창출하고, 도청은 이에 대한 협력과 지원체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교육청은 자체 추진단을 구성해 도내 고등학교의 교육력 제고와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미래인재육성모델을 만들었다. 일반고, 외고, 체고, 과학고, 예술고, 특성화고, 미래형 대안교육, 영재교육 등 8개 영역이다. 올해는 미래인재육성 모델이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중점 추진하려고 한다. 학생, 학부모님을 비롯한 도민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충북교육청은 새로운 형태의 고등학교인 단재고와 목도전환학교를 설립하려고 한다. 이 학교들이 기존 학교와 다른 점은.
"이 학교들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대안형 고등학교다. 먼저 단재고는 학생들이 관심사를 찾아 스스로 공부하고,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학교가 될 것이다. 전인교육, 지역과 연계해 삶 속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 현 가덕중 위치에 들어설 예정이다. 도내 중학교 학력 인정자를 대상으로 선발하되, 정원의 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전국단위 모집을 계획하고 있다. 목도전환학교는 시험과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관심사를 모색해보고, 진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1년 과정의 인생학교로 계획하고 있다. 도내 고등학교 입학 예정 학생들이 대상이며 1년간의 학력도 인정받는다. 위탁 교육을 마치면 원래 학교로 복귀할 수 있다."

△요즘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미세먼지 때문에 학교에서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체육활동과 체험 활동을 실내 활동으로 변경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우선 학교 공기질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유·초·특수학교의 일반교실에 설치했던 공기청정기를 올해 6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의 모든 교실에 총 1만8776대를 설치할 것이다. 공기청정기와 더불어 실내 환기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라돈 등 공기 순환을 위한 공기순환기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월 말까지 43개 공립유치원과 특수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뒤 효과가 확인되면 전체 학교로 확대 설치하려고 한다. 이외에도 학기 초 호흡기 질환 등 미세먼지 민감군과 고위험군 학생을 사전에 파악해 학생들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권 추락은 일선 교사들의 학생 지도를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지난 해 교사들의 교권 보호를 위해 '교원지위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개정돼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충북교육청의 교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노력들이 궁금하다.
"교권침해에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교권보호지원센터에는 변호사와 상담사 인력을 배치하고, 교권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법률지원에 나서고, 심리 치료, 교권보호 배상책임 보험 가입 등 신속한 지원과 대응을 하고 있다.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육부로부터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교권보호에 대한 노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교권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법률 지원을 강화를 위해 교권법률지원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미래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더 큰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 해에는 '앵행도리(櫻杏桃梨)'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다름을 배려하고 서로 다른 성장 원리를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정책을 폈다. 올해는 시우지화라는 화두에 맞춰 아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스스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미래 교육을 펼치겠다. 올해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