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오는 4월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려는 지역 정치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중에는 시장만 목표로 하는 '오로지형(型)'도 있지만 국회의원이나 시장을 가리지 않고 출마에 목숨을 거는 '양다리형'도 있다.

대략 지역 정가에는 10명에 가까운 인물들이 그동안 총선이나 시장 선거를 가리지 않는 양다리형이 있고, 선거철만 되면 얼굴이 보인다.

이들 가운데는 선거마다 출마하지만 예선용이라는 딱지가 붙은 인물, 여러차례 출마로 유권자들로부터 유세 절값이라도 받아 당선이라는 소망을 품고 있는 인물, 본선 진출은 못하더라도 출마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업을 알리는 홍보 효과를 거두고 싶은 인물, 타지에 거주하다 선거철에만 지역에 얼굴을 내미는 인물들이 많다.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의 경계를 허문 인물들을 보며 유권자들은 '그 밥에 그 나물', '오십보 백보', '도토리 키재기', '도긴개긴'이라며 식상해 하고 이는 정치 혐오를 일으키며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출마자들이 들으면 서운하다 하겠지만 천안은 인물이 없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식상한 인물보다는 참신하고 유능한 시장을 보고 싶어하지만 '그 밥에 그 나물' 상차림이 이어지는 현실이다 보니 실망감이 있어 보인다.

노자는 도덕경으로 지도자에 대한 품질 등급을 논했다.

가장 훌륭한 경우는 사람들에게 그 존재 정도만 알려진 지도자(태상부지유지·太上不知有之),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지도자(기차친이예지·其次親而譽之),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 기차외지·其次畏之) ,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기차모지·其次侮之) 순으로 정했다.

후보자들은 자신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유권자들이 이 등급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그들을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불치병 중의 하나가 선거병이다.

치료약이 없는 선거병은 재물과 가족, 주변 인물까지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연일 2∼3차례씩 있는 출마자들의 기자회견을 들어줘야 하는 취재기자들을 멀미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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