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오늘날 인공지능(人工知能)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사람처럼 생각을 통해 인식을 하고 추론(推論)하는 기계적 지능’을 말한다.

그 동안 연구‧개발자들은 인간과 같이 지능을 가진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사고(思考)나 학습(學習) 등이 가능한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그 이후 인공지능은 여러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매우 빠르게 진화함으로써,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자기학습능력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아마도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 왔다. 그리하여 우리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를 테면, 질병 진단에서 ‘의료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보다 낫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최고의 방사선과 의사 4명과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 엔리틱(Enlitic)이 개발한 ‘인공지능 의사’는, 한 폐암 실험에서 ‘인간 의사’들이 7%의 실수를 범했으나, 인공지능 의사의 실수는 0%였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세상의 모습이 엄청나게 변화될 것이다. 이에 기존의 인문학(人文學)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재조명(再照明)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미래에 고도의 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과 본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의 인문학은 ‘인간’에 대해 어떤 정해진 모습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이 행하고 있는 지능적인 일들의 일부 또는 전채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대적 상황이고 보면 ‘인간에 대한 인문학’도 어떻게든 달라져야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인문학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간다운 삶을 일깨워주는 학문’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인문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 본질 자체를 사변(思辨的)‧비판적(批判的)으로 탐구해 왔다. 말하자면 ‘인간의 본질을 성찰‧탐구하여 인간답게 살고자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무릇 인간은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동물적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인문학을 통해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보다 크고 깊게 조망(眺望)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인문학이 걸어가야 할 길은 과연 무엇인가?

오늘의 시대에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많은 기술들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다가올 미래를 더 지혜롭게 대처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생각과 지혜가 담긴 인문학과 오늘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켜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문학의 내용과 형식 두 측면에서 많은 것을 버리고 많은 것을 새롭게 수용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바는, 인문학이 끝내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는 인간이다. 이러한 전제하에 사물과의 관계를 ‘인간적인 방식’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시대에 바탕을 둔 학문으로 체계화 시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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