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해마다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에서는 도청을 비롯해서 도교육청과 시청, 군청의 승진 및 일반인사가 있게 되고, 이는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하마평과 인사 후에는 이해 당사자들은 희비가 얽히고 희비쌍곡선을 이루게 되고, 크고 작은 자리에 인사발령이 나면 인사평(人事評)이 뒤따르고 인사권자는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縣鈴)으로 합리화하기에 바쁘며 더러는 도중하차하여 빈축을 사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흔히들 P대통령을 용인(用人)의 대가라고하고 인재를 중용하며 공과 사가 분명하다고들 한다. 역대 충북교육감을 지내신분 중에도 동문들과 동기 동창들을 너무 많이 등용해서 말거리가 되기도 했다.

진서(珍書)에 대공무사(大公無私)라는 말이 있다. 춘추시대에 진평공(晉平公)이 기황양(祁黃羊)이란 신하에게 남양현(南陽縣)의 장(長)자리에 누구를 보내는 게 좋을까를 묻자, 기황양는 주저하는 기색 없이 “해호(解狐)가 적임자로 생각 된다”고 대답했다. 평공은 놀라서 묻기를 “그대는 해호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어찌하여 그를 추천하는 것인가”를 물었다. 기황양이 “저에게 물으신 것은 적임자를 물으셨지, 해호가 저의 원수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자리에 임명된 해호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그 후 평공이 “지금 조정에 자리가 하나 비어 있는데 누가 적임자인가?”를 묻자, 기황양은 “기오(祁午)가 적임자”라고 대답했다. 평공은 기황양에게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닌가? 어찌 아들을 추천할 수 있느냐”고 다시 묻자 대답하기를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지를 물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대답했고, 기오 역시 조정의 자리에 임명되어 모든 일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여 칭송을 받았다. 이 고사(故事)에서 대공무사(大公無私)는 “모든 일에 사(私)가 없이 일 처리가 개인적인 감정이 없고 공정하고 바르게 처리됨”을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지 않는가. 인사권자는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는 혜안(慧眼)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중앙부처의 인사발령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으며, 2월이면 시‧군 교육장을 비롯해서 많은 교육 공무원이 자리를 옮기게 된다. 교육장의 철학과 경륜에 따라 한 시‧군의 교육 청사진이 다르게 나타난다. 공직자는 사기를 먹고 산다. 일한만큼 대우를 받고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잘된 인사는 화합 속에 발전의 촉매가 되고, 잘못된 인사는 조직에 갈등을 가져온다.

인사 발령 후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면 순리(順理)를 따른 인사요, 가로저으면 잘못된 인사라고 생각된다. 물이 흐르듯 순리를 따르는 인사(人事)를 기대하며 옛일을 돌이켜 본다(2019년1월25일)는 본보에 필자가 쓴 기사를 옮겨 적으니 경세통신(經世通新)에 “나라의 정치가 반듯하면 민심이 따르게 되고(國正天心順), 나라의 관리가 깨끗하면 저절로 편하게 된다(官淸民自安)”는 말을 임명권자는 마음에 새겨 민심(民心)을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국민의 마음을 담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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