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월요일 아침에]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용하는 SNS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해서 그야말로 ‘SNS의 홍수’인 시대이다. 최근의 뉴스 목록에는 유명 정치인, 연예인들의 SNS를 인용하여 작성된 기사들로 가득하며 그 내용에 따라 논란 또는 화제의 중심이 되는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다른 사람에게 추천을 받거나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는 대신 SNS에서 해시태그를 검색한다. 또한 모르는 일이 생겼을 때도 책을 찾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던 과거와는 달리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검색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래세대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2019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 결과 초등학생들의 선호 직업 3순위가 유튜버(크리에이터)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그만큼 새로운 세대와 SNS는 떼려야 뗄 수 없으며 따라서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의 혼재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SNS의 부작용 또한 빈번하게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우려도 크다. SNS에서의 지지도나 호응도가 과연 진정한 지지도와 호응도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매크로를 이용하여 대량의 거짓 숫자를 만드는 bot(봇)의 출현에 기인한다. 과거 bot과 매크로는 인기 공연의 암표에 다수 이용되었으며 최근에 이슈가 된 음원 사재기 논란과도 관련이 있어 대중의 관심이 큰 분야이다. 이러한 bot과 매크로는 SNS의 ‘좋아요’, 유튜브의 구독 수 조작으로도 연결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대중이 이 수치들이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의구심을 품을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SNS에서의 호응도, 지지도가 중요한 사례로 다양한 민원 게시판이 있다. SNS의 활성화로 인하여 민원 게시판을 통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긍정적인 점으로는 민원 게시판을 통해 화제가 된 민원들은 관계 지방자치단체에서 법안, 조례 등의 발의나 정책 심의 등으로 연결 되어 민원이 해결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민원 게시판은 정치권과 국민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충분한 동의의 수가 확보되어야 여론 형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별로 각자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을 할 것이다. 그러나 SNS의 부작용으로 bot과 매크로가 도처에 난무하는 현재 상황에서, 과연 민원 게시판의 동의 건수는 믿을 수 있는 것일까? 한번 쯤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정보사회가 완숙 단계에 접어드는 시기에 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정보윤리를 한 번 더 확인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여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bot과 매크로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만이 디지털 쓰레기가 남발되는 사회가 아닌 진정한 디지털 강국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