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학생이 줄어 운영이 안돼 문을 닫는 초·중·고교, 대학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37년 역사의 대구 죽전중학교가 다음 달에 문을 닫는다. 경북 영천의 화덕분교와 울릉의 울릉서중 등도 폐교가 된다. 지난 1966년 개교한 서울의 사립 은혜초등학교도 문을 닫게 되었다. 대도심 서울의 초등학교가 학생 부족으로 없어지는 첫 사례여서 충격적이다. 문을 닫는 전국의 초·중·고교는 해마다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저출산 쇼크와 혼인율 감소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결혼을 꺼리는 분위기와 저출산 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저출산이 계속되면 학령인구 감소 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닥쳐 폐교가 일상화할 공산이 크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이제 변수가 아니라 되돌리기 어려운 상수와 같다.

때문에 출산율을 높이는 대책과 별개로 저출산으로 인해 수반되는 교육 부문의 변화 흐름을 깊이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인구 감소는 이제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다.  인구 1천만 도시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 학교가 문을 닫기 시작하였다. 저출산 파장은 초·중·고교에서 대학으로, 지방에서 도시로 우리 사회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농촌은 지역 사회가 붕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교육 당국은 폐교 방지를 위한 노력과 폐교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절실하다. 그런 가운데 교실을 채우며 늘어가는 학생들이 있어 반갑기도 하다. 바로 다문화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다. 교실 속 다문화 학생 비율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전국 초등학생 100명 중 3.4명은 다문화 학생으로 채워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이상 변화가 잘 반영되고 있어 섬세한 정책도 요구된다.

 학생 감소로 생기는 폐교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아이를 낳지 않고 인구 감소세가 멈추지 않는 한 폐교를 막을 수는 없다. '저출산 쇼크'는 국가 시스템과 국민생활 전반에 쓰나미 같은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가 크다. 저출산 쇼크를 이겨내기 위한 장단기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요즘은 자녀 둘만 낳아도 돈을 주고 애국자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는 것이 현실로 변하였다. 모든 사람은 잘못된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자기 평안과 편의에 안주할 것이 아니다. 결혼을 해서 산모의 건강이 허락된다면 다른 것 따지지 말고 하늘이 주신 복(福). 자녀를 낳아 잘 양육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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