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칼럼]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인물의 사전적 해석은 ‘사람 됨됨이’지만 일정한 자격과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자주 헷갈린다. 어찌됐든 4월 15일 총선 인물난 속 ‘여의도 행’ 승객들로 넘치는데 마땅한 후보감을 두고 자기네끼리 내홍과 대치로 뜨겁다. 자칭 간판급 정치인까지 이합집산과 물고 뜯는 앞잡이가 되니 머잖아 흩어질 ‘초록은 동색’의 향방에 국민적 우려만 크다.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팽개친 꼴로 인재의 진입 차단 아니면 먹이사슬 문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예비 선량’들, 순항과 격랑의 불확실한 여정은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할 때 차림인 추리닝(training) 패션으로 엉거주춤 한다. 하기야 운동선수 보다 더 숨찬 스포츠로 보면 일견 타당하면서도 너무 구닥다리 뉘앙스가 거슬린다.

‘알아서 봐주고 알아서 심어주고 알아서 정리하고’ 지난 6.11 동시 지방선거 모형 그대로 진행 중이다. 선거초입은 ‘확 바꾸자’면서도 일단 본 게임에선 ‘모르쇠’로 비껴간다. 이번 총선 정당 구도 역시 4년 단위로 무너지고 갱생을 거듭한다. 마침내 의석수를 현행 300석 유지 하되 지역구 253 비례대표 47석(준연동형비례대표제 적용 30석) 개정이 최고 위업(?)인 20대 국회 성적표, 들불처럼 번지던 석패율도 나락되어 굴렀다. 대체 무슨 가당찮은 쇼였는지 국민 모욕의 단적 사례다.

단일 후보일지언정 유권자 대비 기본 득표율 이하면 아예 당선자 없음 개정안을 기대했건만 결국 자기들 고임금 밥그릇 챙기기로 요란했다. 공천과정에서 부터 ‘살생, 학살, 기절, 부활’ 등 엄살과 배짱으로 옛날이여에 갇혀 있다. 모두 내 욕심 먼저니 누굴 공천하고 훈계할 정치어른조차 실종 상태다. 덕망·양심보다 반칙과 특권을 정치 단수(段數)로 꼽는다. 금배지를 상속한다느니, 종신기록을 세운다느니, 누구 색깔 뒤집어쓰고 출현했다느니 명분을 스스로 깎는 처사다. 유권자 앞에 눈 하나 깜빡 않는 오명의 늪, 오로지 자기조절 뿐이다.

세대교체가 급선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 없는 거수기로 무슨 정치 혁신을 기대하랴. 새 얼굴이 필요하다. 입버릇처럼 청년일자리를 꺼내들면서 청년 실신은 모르쇠인 채 ‘다선(多選) 증후군’에 빠진 이중성, 설 명절 대목까지 달아오른 총선메뉴로 서민 심경도 예민해졌다. 막대기를 꼽아도 당선 된다는 곳이 있는 반면 뚜껑을 열어봐야할 만큼 ‘오십보 백보’ 판세 지역으로 나뉜다.

정치 큰 별들 떨어지는 소리에 진동조차 없다. 유권자야 말로 똑똑하다. 그래서 누구는 ‘받들어 총’ 대우 받고 다른 이의 경우, 구두 밑창 쯤 닳아빠지도록 뛰어도 눈길 한 번 안준다. 유행가 노랫말 “속 다르고 겉 다른 당신…”처럼 아무리 눈뜨고 살펴도 선거 끝나기 무섭게 살 처분 될 선심으로 금배지를 달아 줄 수 없다. 당연한 이치다. 마음의 배지가 먼저다. 인물 기근이란 부정적 예견 속에 시답잖은 총선의 봄, 자꾸 혼선을 빚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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