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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지켜질 때 그 의미가 존재한다곽봉호 옥천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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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2  15: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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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곽봉호 옥천군의원


책략가는 적과의 투쟁에서 '무릇 병이란 상대를 속이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는다'는 격언을 받들지만, 친구와 자기 진영의 내부를 대할 때도 속임수와 같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다면 부하와 측근들이 배반하거나 곁을 떠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동서고금의 책략가들치고 신뢰와 명예를 으뜸으로 강조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믿음을 입신의 근본으로 삼았다. "말은 신뢰감이 있어야 하며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듯이 일단 승낙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른바 일낙천금과 그것을 통해 얻은 신임은 각종 책략을 펼치는 데 기초로 작용한다. 일낙천금은 반드시 성실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며, 그것이 공수표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된다. 큰소리와 경솔한 승낙은 끝내 신임을 잃게 만든다. 묵자수신에서 "행동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자는 결국 그 이름에 먹칠을 하고 만다"고 한 말도 같은 이치다.

어떤 마을에 멧돼지 한 마리가 논과 밭을 쑥대밭으로 헤집고 다녔다. 그러자 백구 한 마리가 자기 주인의 밭을 망치는 멧돼지를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 목줄을 끊고 멧돼지와 사투를 벌였다. 멧돼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백구는 다시 주인의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한 마리 백구의 주인에 대한 높은 충성심도 중요하지만 바로 진한 의리를 이 백구를 통해 느끼게 된다.

이 백구는 스스로 그 불편한 목줄을 끊을 수도 있었지만, 절대 주인을 배신하고 도망가지는 않았다.  그동안 백구는 혼자 목줄을 끊어버리고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주인을 위한 충성심과 의리 때문에 그냥 묶여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충성심이 계급적 위와 아래의 도리라면, 의리는 너와 나 사이의 마땅한 도리이다. 충성심은 언제든 주인의 목을 물 수 있는 배신이란 단어가 따라다니지만, 의리는 서로의 신의라는 단어가 함께한다. 이럴 때 우리는 일낙천금(一諾千金)이란 사자성어를 생각하게 된다.한번 승낙을 하면 그것을 천금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킨다는 의미다.

백구는 평생 단 한 명에게만 자신의 마음을 준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전부 주기로 약속한 그 한 명을 지키기 위해 죽을 듯이 싸운 것이다. 너와 나 사이의 배신이 난무하고, 너와 나의 사이가 너무도 쉽게 정리되는 쉬운 관계들이 많아지는 요즘이기에 이런 의리 있는 사랑을 우리는 갈구하게 되며, 의리 있는 우정을 우리는 갈망하게 된다. 단지 한 마리의 개를 통해 느껴야 하는 씁쓸함보다 어디에선가 훈훈한 인간미 넘치는 의리로 똘똘 뭉친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감동할 그런 사연을 기대해본다.

약속은 지켜질 때 그 의미가 존재한다. 지켜지질 않을 때는 헛약속, 즉 식언(食言)이요, 공약(空約)이 된다. 정치인이라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약속을 통해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충분히 하는 것(經濟), 병사를 충분히 하는 것(安保), 백성이 믿도록 하는 것(信賴)"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자는 만약에 셋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함에도 끝까지 신뢰를 지킬 것임을 조언했다.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어서다. 백성의 신뢰는 리더의 약속 이행에서부터 싹을 틔운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약속은 기필코 지킨다는 일념 아래 소신껏, 그리고 열심히 뛸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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