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세상을보며] 안용주 선문대 교수

“나는 우리나라가 독립국만 되면 그 나라의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 “독립한 국가의 문지기가 되어 우리 문화의 힘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빛을 되찾은 지 75년이 되는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지만, 과연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진정 독립국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반대로 일본은 과연 대한민국을 진정한 독립국이라고 한 번이라도 인정한 적이 있었을까?

2019년은 대한국민 모두에게 일본이 이런 질문을 던진 해였다. 군사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정권이 일본과 맺은 한일 국교정상화(1965) 이후 54년간 –1.3억달러로 시작한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서 MB정부 2010년 –361.2억달러까지 치솟았다. 2018년까지의 누적액이 총6,046억달러(약 708조원), 우리는 열심히 장사해서 매년 13.4조원을 일본에 조공한 셈이다.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관광이다. 일본관광국(JNTO)에서 발표한 방일 한국관광객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76만명이던 한국인관광객은 1년마다 100만 명씩 증가, 2018년에는 754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소비한 금액은 1,150억원(2014)에서 6.3조원(2018)이었다.

한국인이 돈을 가장 많이 쓴 곳은 과자, 약품, 식료품, 화장품, 술로 조사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는 한국인은 야간잔업으로 번 돈을 일본에 가서 먹고 마시는 일에 소진해 온 것이다. 해외관광으로 인한 적자의 1/3이 일본관광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과 국내관광지가 가지는 한계(바가지요금, 불친절, 저매력도 등)가 한 몫 한 것은 사실이다.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안보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감행했다. 1941년 12월 7일,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에 폭탄을 퍼부은 진주만공습과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 전쟁의 결과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자초한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국민까지 동원시켜 전쟁의 희생물로 삼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리처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는 기습공습은 그 동안 한국이 이루고자 했지만 토착왜구와 비호세력에 의해 번번이 실패했던 진정한 대한독립을, 백범 김구의 “꿈”을 대한국민에게 심어 준 계기가 되었다.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엄마 아빠 당당히 맞서세요. 미래는 우리가 책임질게요.”기성세대가 차마 이루지 못한 1907년의 국채보상운동은 2019년 대한국민 모두의 가슴에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단기 4353년 새해,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지적한 일본의류업체 U○○○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날이 어쩌면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진정한 독립이요 님의 “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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